[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 경제는 급격한 쇠퇴기를 맞는다. 단기 고성장의 피로감과 함께 개혁개방 열기가 싸늘하게 냉각되고 지방과 중앙 정치 무대에서는 반개혁 보수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중국 개혁개방호가 1978년 11기 3중전회에서 사회주의 현대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지 10년 만에 최대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 무렵 개혁개방의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춘제(春節, 음력 설) 나들이로 선전 주하이 등 남부지방 경제특구를 찾아 개혁개방을 재차 독려한다. 경제 건설 열기는 다시 용광로 처럼 불타오른다. 1992년 덩샤오핑의 그 유명한 남순강화(南巡講話)다.
'시간은 금전이고, 효율은 생명이다'. 선전 거리와 공장에는 다시 개방개혁의 구호가 울려퍼지고 사람들은 머리 끈을 조여 맨다. 수출기업 공장마다 폭발적인 생산 증가와 함께 경제가 장기 고도 성장가도에 접어든다. 개혁을 통한 체제 정비로 중국 경제는 시장경제를 향해 급물살을 탄다.
중국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習近平)이 2012년 11월 중국 공산당 18차 당대회(18차 전국 대표대회)에서 권좌에 오른 뒤 제일 먼저 한 일은 선전 시찰이었다. 시진핑 총서기는 당대회가 끝나고 한달도 안돼 바삐 선전으로 내려가 첸하이(前海)를 시찰했다. 시진핑 총서기의 중국 특색 신시대 사회주의의 밑그림은 여기서 시작됐다.
덩샤오핑을 빼놓고는 시진핑 만큼 선전을 주목하고 공을 들인 지도자도 드믈다.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지도자 시진핑 총서기겸 국가주석은 2012년 시찰에 이어 2018년 10월 개혁개방 40년을 맞아 집권후 두번째로 또다시 선전을 찾았다. 2018년 시진핑 주석은 세계에 중국 개혁개방의 의지를 알리기 위해 선전에 왔다고 말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겸 국가주석. [사진= 중앙TV 캡처] 2020.10.14 chk@newspim.com |
시 주석의 두번째 선전 방문 다음해인 2019년 8월 중국 공산당은 선전을 중국 특색 사회주의 선행 시범구로 건설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선전을 글로벌 영향력과 함께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지향하는 시진핑 중국몽 실현의 간판급 주자로 내세운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선전 경제특구 40주년인 2020년 10월 14일 2년만에 다시 한번 선전을 찾았다. 2012년 집권후 세번째 방문이다. 시 주석의 이번 선전 방문과 '선전 강화(講話,발언)'는 14.5계획과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비전을 심의할 공산당 19기 5중전회가 임박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시진핑은 14일 선전 경제특구 지정 40주년 연설에서 40년 동안 선전 경제의 눈부신 발전 성과를 하나하나 거론하면서 "선전은 중국인이 만들어낸 세계 발전의 기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신시대 개혁 개방 심화 및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의주의 건설을 역설하면서 공동 번영의 토대를 구축하는 일에 세계 각국이 공동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은 또 세계는 지금 코로나19확산과 글로벌화 퇴조, 보호주의및 일방주의 팽배와 함께 무역 및 투자 등 급격한 경제 후퇴로 대변혁기에 접어들었다고 밝힌 뒤 중국은 개혁개방을 한층 높은 단계로 추진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목표와 2개의 100년 목표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외교소식통들은 집권 후 세번째인 시진핑의 이번 선전 방문은 가깝게는 19기 5중전회, 멀리는 내년인 2021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중국 공산당의 국가 운영 전략과 비전을 밝히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진핑의 '선전 구상'은 14.5계획이 집중 논의될 5중전회나 12월 경제공작(업무)회의, 2021년 양회 정책 결정에 반영돼 중국 국가 운영의 새로운 로드맵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