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순이익 202억원 중 82억원 받아
김상고 회장 아내‧딸 등 일가 지분율 95%
이례적 중간배당·규모 커, 당국은 '코로나 대비' 필요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경기도 소재 모아저축은행이 올해 상반기 벌어들인 순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중간배당 한다. 사실상 배당금 전부가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김상고 모아저축은행 회장 일가 품으로 돌아간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아저축은행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2500원, 총 85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배당금은 이달 중 지급될 예정이다. 이사회는 오너인 김상고 회장과 김 회장의 처남인 김성도 모아저축은행장 등 친인척과 김광식 전 하나은행 상근감사위원, 주용식 전 저축은행중앙회장, 진영곤 전 여성부 차관, 김형균 청솔세무회계 대표, 조준연 법무법인 지유 대표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자료=모아저축은행] 2020.09.10 Q2kim@newspim.com |
상반기 중간배당 85억원은 상반기 순이익의 42%에 달하는 금액이다. 과거 배당과 비교해 이례적인 중간배당인데다, 금액 또한 많다.
모아저축은행은 2019년, 2018년 각각 68억원을 결산배당했다. 이번 배당이 영업연도 중간에 이뤄지는 중간배당인 점을 고려하면 올 연말 결산시점에는 최근 배당규모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점은 지난해 이후 실적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배당 규모는 오히려 늘어났고, 결산배당이 아닌 중간배당이라는 것이다.
모아저축은행은 기업대출 및 담보대출 위주의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지난 2016년 32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2017년 339억원, 2018년 486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2019년 360억원으로 실적이 떨어졌다.
올 상반기에는 20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지난해 상반기 240억원보다 떨어졌다.
배당액의 대부분은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김상고 회장과 그의 일가에게 돌아간다. 김 회장 일가 지분율 총합이 사실상 100%에 달하기 때문이다.
모아저축은행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김 회장이 231만주로 전체의 67.77%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김 회장 배우자인 김모씨가 58만주(17.21%), 두 딸이 각각 22만주(6.58%), 5000주(0.16%)를 갖고 있다. 주호물산이 지분 11만주(3.23%)를 가지고 있다. 주호물산은 김 회장의 개인 회사다.
김 회장 일가 지분을 합하면 95% 수준으로, 중간배당금 85억원 중 82억원을 가져가는 것이다.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고율의 중간배당 결정은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저축은행 업계 상위 10개사 중에서 중간배당을 결정한 곳은 모아저축은행을 제외하면 JT친애저축은행 뿐이다. 일본계인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5월 코로나19 여파로 일본 J트러스트그룹의 동남아시아 계열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주사 차원의 지원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182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하반기 불확실성이 높아져 금융당국 등 대손충당금 적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중간배당을 결정한 것은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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