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이어지면 역성장 불가피"
"재정준칙 9월 중 발표…재정건정성 관리 지속"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발표한 '2021년도 본예산안'에 대해 "재정역할을 강화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21년도 정부 예산안'을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정부는 국가채무와 수지가 조금 악화되더라도 재정이 지출증가를 통해 역할을 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안 총지출은 555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43조5000억원(8.5%) 증가했다. 지난 2019년도부터 3년 연속 8~9%대 증가율을 기록하게 됐다.
홍 부총리는 재정건전성 우려에 대해 "채무와 적자를 감내하더라도 재정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서 성장률을 높이고 이것이 다시 재정건전성을 찾아올 수 있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와 올해 워낙 어려웠던 시기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뿐 아니라 G20 국가를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이 재정 역할을 강화한 측면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재정여력이 있다는 점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1년도 본예산안 상세브리핑'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0.08.31 204mkh@newspim.com |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정부는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0.2%로 제시한 바 있다"며 "최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가 연말까지 간다던지 새로운 상황이 나타나면 올해 역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 증가율과 관련 "이번 예산안이 확정되면 내년도 국가채무 비율은 46%대로 오르게 된다"며 "세 차례 추경으로 채무 비중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고 세입증가율도 낮아 부담을 줄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내년 예산을 짜면서 증세에 관련해서는 전혀 고려를 하지 않았다"며 "지출 구조조정을 하고 비과세 감면을 줄인다든지 탈루소득 등 과세원을 개발하는 것들이 중점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 부총리와 기자들의 일문일답.
-지난 3년간 총지출 증가율이 9.5%, 9.1%, 8.5%를 기록했다. 지출 증가율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작년에는 글로벌 경제의 침체가 있었고 올해는 코로나 경제위기가 있었다. 정부로서는 적정한 규모의 재정으로 낮은 성장을 할 지 채무와 적자를 감내하더라도 적극적인 재정으로 성장률을 높일지 결정할 선택지가 있었다. 정부는 국가채무와 수지가 악화되더라도 재정이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이같은 결정은 G20 국가를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같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1.3%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0.2%로 전망했는데. 올해 플러스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한은의 하향조정은 글로벌 경기 추세와 최근 코로나 확진자 증감을 반영해서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빠른 시일내에 다시 통제된다면 3분기 반등과 올해 역성장 방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이같은 확진자 수 증가가 연말까지 간다던지 새로운 상황이 나타난다면 연내 역성장을 피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국가채무 얘기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재정준칙 도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경제위기와 코로나위기를 극복하면서 재정증가율이 굉장히 높았다. 정부는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오는 9월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재정준칙은 전세계 92개 국가가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세무준칙, 수지준칙, 지출준칙, 수입준칙 네가지가 있다. 우리 실정에 맞는 재정준칙을 검토하고 있는데 마무리되는대로 발표하겠다. 다만 이번 코로나 위기처럼 아주 극단적인 위기에서는 재정 역할을 예외로 인정하는 등 유연성을 보강해 재정준칙을 제시할 계획이다.
-중기재정 운용계획 관련해 국가채무비율 증가속도에 비해 조세부담률, 국민부담률은 낮아진 측면이 있다. 세수가 줄었다는 얘기인데 증세 계획은 없나.
▲이번 2021년도 예산안이 통과되면 채무증가율은 46%대로 오른다. 내년도 세입증가율이 좀 더 높다면 부담분을 줄어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내년도 국가채무가 오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 예산을 짜면서 증세에 관련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규모가 큰 폭의 증세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하기 때문에 별도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출 구조조정, 비과세 감면 축소, 과세원 개발 등이 중점적인 대책이 될 것이다.
-올해 초 신용등급평가기관 'Fitch'(피치)가 오는 2023년 국가채무비율이 46%대로 오르면 신용등급 하방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기재정운용계획에는 50%대로 나와있는데 부총리 의견은.
▲우리가 오는 9월 피치와 협의가 예정돼 있다. 신용평가기관 중에서도 피치는 GDP 대비 국가채무가 어느정도인지 주의깊게 관찰하는 기관 중 하나다. 정부는 재정건전성 확보 대응책을 마련해 국가신용등급 변동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아직까지 한국은 3개 신용평가기관을 거치면서 신용등급 하락이 없다. 재정역할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건전성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최대한 설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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