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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수선전도] 전염병 전초기지 '활인서'와 코로나19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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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시절 전염병으로 조선인구 100명 중 3명 사망
코로나19 재확산에 의료파업 위기..방역 백척간두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세종 27년(1445년) 10월27일. 방대한 양의 의학서가 왕명에 따라 완성된다. 365권의 한국적 의학 집대서, '의방유취'(醫方類聚)다. 세종이 직접 이름 지었다. 집현전에 지시해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의학서를 수집하고, 질병에 따라 분류작업을 거친 뒤 의관(醫官)을 모아 편집한다. 이후 왕자(안평대군)를 총책임자로 삼아 감수를 하게 한 지 3년만에 완성본을 내놨다.

세종의 꼼꼼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처음 365권으로 편성된 책은 더하고 빼고 교정을 거쳐 266권 264책으로 정리·축소됐다. 곧바로 인쇄하지 않았다. 아들 문종과 세조 때까지 정리작업이 이어진다. 32년이 흐른 성종8년(1477년) 인쇄 출판해 내의원과 전의감, 혜민서, 활인서 등 관계 관아에 반포했다.

◆계절 상관없이 발병..조선의 골칫거리

의방유취는 간행 이후 전염병이 창궐할 때 활용되었다. 중종 19~20년(1524년~1525년) 사이에 전염병이 유행했다. 중종은 의방유취에서 전염병 예방과 치료법들을 찾아서 정리해 관련 관청에 보내도록 했다. 한글로 적은 처방집은 '속벽온방'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경록, 조선전기 의방유취의 한계, 2012년 12월31일)

조선은 자연재해도 골칫거리였지만, 전염병도 국가의 근원을 뒤흔드는 중대사였다. 세종이 의방유취를 펴낸 이유도 당시 쉴 새없이 창궐하던 전염병 때문이었다. 의방유취가 편찬된 세종 27년(1445년) 이전 세종 통치하로만 한정하더라도 세종 원년(1419년)을 비롯해 재위 2년, 3년, 6년, 9년, 14년, 15년, 16년, 19년, 22년에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계절에 상관없이 전염병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 과정에서 가슴아픈 일도 속출했다. 전염병에 시달리던 백성들이 가족을 버리고 도망가고, 병에 걸린 아이를 길에 버린 뒤 아이가 쫒아오면 나무에 매달아 버리는 일도 발생했다.

세종 19년(1437년) 음력 2월9일 기사다. '금년 봄에 이르러서는 역질이 크게 유행하여 주린 사람이 병에 걸리면 곧 죽었다. 백성들이 자기 손으로 소와 말을 잡고, 나무껍질을 벗기고, 보리 뿌리를 캐어 먹이를 하며, 처자를 보전하지 못하여 처자를 버리고 도망하는 자도 있고, 혹은 아이를 길에 버리어 아이가 쫓아가면 나무에 잡아매고 가는 자도 있고, 닭과 개가 저절로 죽기도 하였다.'

조선시대 기후변동이 전염병 발생에 미친 영향(이준호, 한국지역지리학회지 제25권 제4호, 2019년)에 따르면 조선왕조 525년(1392년~1917년) 동안 조선왕조실록에 수록된 전염병은 햇수로 총 320년이다. 연평균 2.73회(1455건) 발생했다.

실록에서 전염병은 ▲온역(25건) ▲역병(26건) ▲질역(22건) ▲여질(15건) ▲역려(22건) ▲역기(7건) ▲역질(253건) ▲여역(408건) ▲역(785건) 등으로 중복 사건을 제외하고 모두 1455건이 수록돼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전염병에 대한 최초 기사는 태조 2년(1393년) 3월 29일 '회암사에서 여름에 역질이 돌았다'는 기록이다.

영조 26년(1750년)에는 현재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처럼 전염병이 연중 기승을 부리며 22만3578명이 사망한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세종 때 한국형 의학서로 편찬된 의방유취. 보물 1234호로 지정돼 있다. <자료=문화재청> 2020.08.27 fair77@newspim.com

당시 실록 기사다. '이달에 역질이 크게 치성하여 사망자 수효가 해서는 해주 등 11개 고을에서 45명, 관서는 865명, 영남은 함양 등 6개 고을에서 43명, 호서는 5089명, 경기는 2192명, 호남은 1650명, 관동은 1531명, 강도는 145명, 송도는 132명이나 되었다.(영조 26년 음력 1월 28일 6번째 기사)

모두 1만1692명이다. 이후 실록에서는 월별로 사망자를 집계한다. 2월 6233명 ▲3월 3만7581명 ▲4월 2만5547명 ▲5월 1만9849명 ▲6월 3만300명 ▲7월 2만2261명 ▲8월 2246명 ▲9월 6만7869명이다. 10월부터는 숫자를 세다가 포기한 건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건지 모르겠지만, 집계가 중단된다. 1750년 음력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전염병 사망자는 모두 22만3578명에 이른다.

통계청의 한국통계발전사(2016년12월)에 따르면 조선의 인구(16~60세 장정 기준)는 중종 때 374만5481명에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인조 때 153만1365명으로 급감한다.

이후 영조때 700만명을 회복한 뒤 정조 당시에는 732만명 수준까지 증가했다. 농업 생산력 확대와 상업이 활발해 지면서 인구 증가도 가파르게 이뤄졌다.

1750년 전체적인 조선 인구가 700만명선이라고 보면, 사망자 비율은 3.2% 정도다. 국민 100명 가운데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총인구수(2020년 6월 기준)는 주민등록상 5183만9408명이다. 요즘으로 치면 166만명이 단 한번의 전염병으로 세상을 등진 대참사다.

◆서민 전염병 전초기지 '활인서'

해마다 적어도 2차례 이상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백성들이 쓰려져 가는데, 조선왕조는 넋놓고 바라만 보고 있었을까. 아니다. 조선은 의료체계가 잘 확립돼 있었다.

조선의 의료체계는 고려 제도를 본받았다. 대표 의료기관 3곳을 통틀어 삼의사(三醫司)라고 했다. 내의원(內醫院), 전의감(典醫監), 혜민서(惠民署)를 지칭했다. 내의원과 전의감은 임금을 비롯한 왕실의 치료와 약제 공급을 전담했다. 때로 왕이 신하에게 의원을 보내거나 약제를 하사하는 등 고위 관료의 치료도 담당했다.

혜민서는 조선건국 초기 혜민국이었지만, 세조 때 혜민서로 이름이 바뀌면서 서민들의 치료와 돌봄을 담당했다. 혜민서 아래에는 한양 동쪽과 서쪽에 동서 활인서(東西活人署)를 설치해 전염병 업무를 담당했다.

의녀(醫女)들도 한양과 지방에 배치돼 부녀자의 질병치료와 의원의 진료와 치료를 도왔다. 한류 드라마의 원조격으로 꼽히는 '대장금'의 장금은 중종 시대 활약했던 의녀다. 실력이 출중했던 탓에 숱한 상을 받고 중종의 지척에서 진료와 간호를 도맡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수선전도에 나타난 동서활인서. 활인서는 한양도성에 거주하는 병든 사람을 구호하고 치료하는 일을 담당하던 종6품 아문에 해당하는 관서이다. 동활인서는 태종 14년(1414년) '동활인원'이라는 이름으로 동소문 밖에 처음 설치됐다. 세조 12년(1466년) '활인서'로 이름을 바꿨다. 한때 폐지되기도 했으나 효종 때 유민이 서울로 몰려들자 진휼이 실시되면서 활인서의 기능이 개선됐다. 영조 8년(1732년)에는 광희문 밖으로 아예 자리를 옮겨 운영됐다. 2020.08.27 fair77@newspim.com

임금 가운데서는 세종과 세조, 정조가 의학에 조예가 깊었다. 세종은 향약구급방과 의방유취 등 의학서를 주도해 편찬하는 작업을 실시할만큼 의학에 일가견이 있었다.

세조는 계유정난으로 조카를 쫒아내고 왕위에 올랐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세종의 아들답게 의학과 천문 등에 통달해 조선의 의료체계 확립에 기여했다.

제도는 잘 갖춰졌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당시에도 인간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의원들이 있었지만, 의술을 무기로 백성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 다반사였던 모양이다.

세조 10년(1464년) 1월 7일 경신 1번째 기사다. 세조가 의원들의 실력이 없음을 탓하고, 환자의 생명을 경시하는 세태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의술은 세간의 요법이요 국가의 이해에 관계되는 바로서 성인이 이뤄 놓은 지극한 공업(功業)인데 사람이 못나고 가르침이 해이하였으며, 여덟 가지 종류로 구분하였으나 간악하고 어리석은 무리들이 다투어 숨기어서 죽임은 있으되 살림은 없으니, 진실로 경장(更張·혁명적으로 고침)하지 아니하면 그 사고가 적지 아니할 것이다. 금후로는 의원을 제수할 때 반드시 실지의 재주를 상고하고 자격에 구애하지 말 것이다."

'임금은 성학이 고명하여 통하지 아니하는 바가 없고 천문·지리·의약·복서에 이르기까지 다 극히 정하게 연구하였다. 이 때에 이르러 의술이 부정한 것을 염려하여 이러한 명이 있은 것이다.'

전염병이 만연할 때 서민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동서활인서였다. 동활인서는 광희문 밖에 설치돼 있었다. 서활인서는 서소문 밖에 위치했다.

전염병이 돌면 요즘처럼 '격리치료'를 했다. 하지만 치료에도 차별이 있었다. 인조 23년(1645년) 2월 10일 실록 기록이다.

'왕이 하교하기를 "동·서 활인서에서 전염병 환자를 몇 사람이나 출막(出幕·전염병에 걸린 사람을 따로 막을 치고 격리) 시켰는가?" 하니, 정원이 아뢰기를 "양쪽 활인서에서 출막시킨 환자는 모두 696인이었는데, 죽은 사람이 8인이고, 완전히 나은 사람이 271인이며, 지금 병막에 남아 있는 사람이 413인이라고 합니다."하였다.

이때 서울에 전염병이 해를 거듭해서 크게 번져 민간에는 청결한 집이 없었고 사망자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으나 동·서 활인서에서 출막시켜 구활된 사람은 모두가 사대부 집 하인들뿐이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아현·염리 일대에 있었던 서활인서 표지석. 활인서는 조선시대의 의료기관 중 서민의 의료를 담당했던 기관이다. 전염병과 함께 굷주린 백성에 대한 구휼까지도 담당하였다. 서활인서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지만, 관련 기록을 토대로 보면 아현동이 가장 유력한 터다. 현재 아현중학교 정문 앞 마포도로변에 '서활인서터' 표석을 세워놨다. <자료=서울역사박물관>2020.08.27 fair77@newspim.com

◆전염병과 의료진, 코로나19 방역

2020년은 전염병으로 얼룩진 해로 기록될 만하다. 연초부터 시작돼 여름을 지나 가을이 보이는 시점까지 '코로나19'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다. 오히려 재확산하며 다시 일상생활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여기에 홍수와 태풍 등 자연재해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모드로 들어간 시기에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정책과 의료계가 대립하고 있다. 각자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도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의료계가 똘똘뭉쳐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 지금 이 시각에도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코로나19를 저지하기 위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들의 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의방유취 첫머리에 적시된 '의학에 임하는 자'에 대한 각오를 되새기고 있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의료계 2차 총파업 이틀째를 맞이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이 내원객들로 분주하다. 2020.08.27 leehs@newspim.com

당시 조선이 서양의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알았을 리 없지만, 내용은 인간 생명의 존중과 의학의 존재 이유에 대해 비장하게 적었다.

'무릇 대의(大醫·큰 의학)는 질병을 치료할 때 반드시 자기의 정신과 생각을 안정시키고 원하거나 바라는 것도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자애롭고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을 발휘하여 사람들의 고통을 널리 구원하겠다고 서원(誓願·맹세하고 소원을 비는 것)해야 한다. 만약 질병에 걸린 사람이 찾아와서 구원을 요청하면 그 사람의 귀천과 빈부, 나이와 추미(醜美·추함과 이쁨), 원친(怨親·원수와 친구 여부)과 친소, 지역과 지능을 따질 겨를도 없이 마치 지친(至親·가장 가까운 친척)을 대하듯 두루 동등하게 대우한다. 또한 대의는 앞뒤를 재보거나 스스로 길흉을 헤아려보면서 자기 목숨을 지킬 틈도 없다. 환자의 고통을 보면 마치 자기가 아픈 듯이 여기면서 진심으로 슬퍼하므로, 험한 지형, 낮과 밤, 추위와 더위, 굶주림과 목마름, 피로 따위를 피하지 않는다. 혼신을 다해 달려가 구원할 뿐,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백성들의 대의가 될 수 있으며, 이와 반대로 한다면 사람들의 거적(巨敵·큰 적)이 된다.'

'비록 질병은 빨리 치료해야 한다라고 말하더라도, 모름지기 치료 과정에서 의혹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 중요하다. 오직 자세히 살피고 여러모로 생각해야 하며, 다른 사람 목숨 위에 군림하여 마음껏 자기 편리한 대로 하면서 명예를 구하는 행위는 아주 어질지 못한 짓이다.'(의방유취 권1 /총론 1 /대의(大醫)의 마음가짐에 대해 논함)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7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441명 늘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신천지예수교 관련 집단 감염이 이어졌던 지난 3월7일 (483명)이후 최대규모다. 이날 오후부터 운영을 재개한 서울 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0.08.27 dlsgur9757@newspim.com

의료계뿐 아니라 시민들도 다산 정약용이 200여년전 목민심서에서 제시한 전염병 예방법을 재차 각인할 필요가 있다. 사회를 지키는 것은 혼자만의 욕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릇 염병이 전염하는 것은 모두 콧구멍으로 그 병기운을 들이마셨기 때문이다. 염병을 피하는 방법은 마땅히 그 병기운을 들이마시지 않도록 환자와 일정한 거리를 지켜야 할 것이다. 무릇 환자를 문병할 때는 마땅히 바람을 등지고 서야 한다. (목민심서 / 애민 6조 / 제5조 관질(寬疾))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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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백 약발' 하루 만에 주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 수익률이 20일(현지시간) 전날의 급락분 일부를 되돌리며 다시 상승했고, 미 달러화도 장 초반 약세에서 벗어나 소폭 반등했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바이백(환매)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하고 추가 확대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경계감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재무부가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할 경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국채 대신 달러화 약세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5bp(1bp=0.01%포인트) 상승한 4.698%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4.4bp 오른 5.238%,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9bp 상승한 4.188%를 나타냈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앞서 미 재무부는 전날 10~30년 만기 장기 국채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로 장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시장 안정에 나선 것이다. 발표 직후 10년물과 20년물,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글로벌 국채 매도세도 진정됐다. 그러나 하루 만에 국채 수익률이 다시 상승하면서 재무부 조치의 효과가 지속될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채 바이백 규모가 당초 발표한 40억달러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추가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국채 수익률이 기초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미국 금리·모기지 거래 책임자인 마이클 로리지오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보다는 국제유가 상승이 이날 국채 수익률 반등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 연준이 더욱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지원하는 국가를 상대로 "경제 전쟁(economic warfare)"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시작한 이란과의 전쟁으로 원유 공급망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물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높아졌다. 미국 5년물 물가연동국채(TIPS)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날 2.289%에서 2.338%로 상승했다. 10년물 TIPS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345%를 기록해 시장이 향후 10년간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연평균 약 2.3%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실시된 90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TIPS 입찰에서는 응찰률이 2.8배를 기록해 최근 추세와 비슷한 수준의 수요가 확인됐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을 소폭 웃돌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재무부의 바이백 정책을 둘러싼 평가가 이어졌다. 전날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 급락했던 달러화는 이날 장 초반 하락분을 만회하고 소폭 상승했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6% 상승한 98.89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0.01% 하락한 1.1676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장중 한때 1.171달러까지 올라 5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달러 대비 0.6% 하락한 달러당 159.12엔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21일 오전 7시 기준 전장 대비 6.92% 하락한 1394.80원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을 억제할 경우 미국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 약세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금리가 재정적자 확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시장의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장에서 이른바 '통화가치 희석 거래(debasement trade)'로 불린다. 정부 부채 확대와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금이나 비트코인 등 대체 가치저장 수단으로 이동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CIBC 캐피털마켓의 세라 잉 외환전략 책임자는 "이는 베선트 장관이 시장을 시험하고 시장이 이에 맞서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발표가 더 나올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시장이 이를 그다지 신뢰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내부의 우려가 한층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정책위원들이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었으며 '많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인 2%를 향해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35% 반영하고 있으며, 12월까지 한 차례 이상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67%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달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예정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연설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추가 단서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5% 상승한 7만2524.54달러까지 오르며 6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정적자 확대와 통화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체 가치저장 수단에 대한 수요가 다시 부각됐다. koinwon@newspim.com 2026-08-2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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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주 상폐' 중견기업들 비상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동전주 퇴출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중견기업 오너들이 주가와 시가총액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주환원 확대는 물론 유상증자와 주식병합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주가 부양과 상장 유지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식병합 등 단순한 주당 가격 인상만으로는 상장폐지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실적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시가총액 확대가 뒤따르지 않으면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상폐 위기 몰린 중견기업, 주식병합·자사주 매입으로 전방위 방어 21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의 상장 유지 요건 강화로 퇴출 위기에 몰린 중견기업들이 주식병합과 주주환원 등 주가 방어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가격 인상이라는 임시방편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실적 개선과 시가총액 증대가 수반되지 않으면 상장폐지를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인포그래픽=이석훈 기자]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가장 빠르게 꺼내 든 카드는 주식병합이다.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치면 기업가치나 시가총액 변동 없이 주당 가격을 병합 비율만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된 36개 종목 가운데 15개는 주식병합을 예고했다. 한화투자증권에 의하면 상장폐지 개혁안이 발표된 지난 2월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추진된 액면병합은 276건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배 급증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액면가를 2000원으로 병합하면 주가가 1200원이 되면서 동전주 요건을 피할 수 있다"며 "정부가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동전주 요건을 신설하면서, 이를 피하고자 많은 기업들이 주식병합을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에 대응하기 위한 증자도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당초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상향 예정이던 코스닥 시총 기준은 제도 개편에 따라 2026년 7월 200억원, 2027년 1월 300억원으로 가용 시점이 조기 적용됐다. 플레이그램처럼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달한 자금이 실제 사업 성과와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상장 유지의 관건이다. 주주환원 확대 역시 오너들이 선택하는 주요 방어 수단이다. 티쓰리는 오너 일가 주도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제시하며 자본 효율성 제고를 공식화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는 주주 가치를 높여 시장의 저평가 인식을 해소하는 데 유용한 카드가 된다. 특히 지배주주가 승계 과정까지 고려해 특정 시기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집중할 경우, 주가 방어와 지배구조 안정화를 동시에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주식병합이나 증자, 자사주 매입 등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동원해 주가와 시가총액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식병합만으론 상폐 못 면해"…체질 개선·실질 대책 시급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실질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다. 주식병합은 기업가치를 바꾸지 못하고, 증자는 지분 희석과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역시 이익과 현금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회성 부양책에 그친다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부양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장부상 자본만 늘리는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만큼, 비용 절감과 사업 재편 등 실질적인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병합을 실시하더라도 시가총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상장폐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더구나 정부가 일시적 주가 부양을 통해 상폐를 회피할 수 없도록 세부 적용 기준과 시장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주식 병합만으로는 상폐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대주주의 출자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식 가치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poemseok@newspim.com 2026-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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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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