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6일 3단계 격상은 '가짜뉴스…2단계 효과 분석 후 검토"
의료계 "현 조치로는 유행 상황 대응 역부족"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유행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정부가 3단계 격상을 발표한다는 소문이 퍼진 것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하며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
◆ 정부 "3단계 격상, 사회·경제 전반 영향 심각…피해 최소화 고민해야"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6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내로 3단계를 적용한다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윤 총괄반장은 "이번 주 초부터 3단계 격상과 관련해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중대본의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3단계 발령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9일부터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효과를 확인하고, 이번 주까지 추가 환자 발생 추이를 지켜본 후 3단계 격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 본부장은 이날 오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시작한 2단계 조치의 효과, 환자 발생 추이, 유행 내용에 대한 위험도 분석 등을 시행하고, 3단계 조치를 실효성 있게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관계부처,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해 3단계 격상 시기나 방법,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3단계 격상을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은 사회·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10명 이상 참가하는 모임·행사 금지 ▲영화관, 결혼식장, 카페 등 중위험시설 운영 중단 ▲학교 휴교 ▲공공기관·민간기업 인력의 50%는 재택근무 돌입 등 조치가 취해진다.
◆ 의료계 "수도권 병상 부족 심각…3단계 격상 불가피"
최근 코로나19가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번지면서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며 하루빨리 단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수도권 내에서 입원이 가능한 중환자 병상은 단 19개 뿐이다. 사랑제일교회에서 시작된 수도권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 중증으로 증세가 악화될 수 있는 60세 이상 고령 환자는 40%에 육박한다. 이달 초 10명에 불과했던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이날 기준 43명이 됐다.
대한감염학회를 비롯한 9개 감염전문학술단체는 지난 24일 성명서를 내고 "현 수준의 조치로는 유행 상황에 대응하기 역부족"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조건은 2주 평균 100명을 넘는 확진자 수다. 동시에 일주일 내 2번 이상 확진자 수가 배가 되는 '더블링'이 발생해야 한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10명에서 50명이 된 후 70~80명대가 유지된다고 했을 때 더블링이 안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현재 확진자 추이를 보면 3단계 격상 조건은 충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은 우리 의료시스템이 환자를 수용하고,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가 근거"라며 "방역 현장에 있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의료역량은 추가 발생 환자를 감당할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데다가 앞으로 발생할 환자 수를 줄이고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3단계 격상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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