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5일간 재판…1심 결과가 결정적
결과는 이르면 9월, 늦어도 11월 전망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미래에셋과 중국 안방보험 간 소송전의 첫 재판이 24일(현지시간)부터 5일간 진행된다. 7조원 상당의 미국 호텔 인수 취소를 놓고 벌이는 이번 소송에서 미래에셋이 계약금 7000억원을 돌려받는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과 안방보험의 1심이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서 미국 현지시간으로 이날부터 5일간 진행된다. 당초 재판 기일은 3일이었으나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 많다는 미래에셋 측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5일로 연장됐다.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 전경 [사진=미래에셋대우] |
당초 미래에셋그룹은 미국 뉴욕 JW메리어트에식스하우스 등 최고급 호텔 15곳을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58억달러(약 7조1200억원)에 인수하려다가 취소했다.
미래에셋 측은 이들 호텔이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 회장이 연루된 소유권 분쟁에 휘말려 권원보험을 발급받을 수 없었고 이로 인해 현지 금융기관에서 대출도 이뤄지지 않아 인수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권원보험은 한국의 '등기' 격으로, 부동산 소유권을 확인하고 보증해주는 보험을 말한다.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이 호텔의 소유권 분쟁을 알고 있으면서도 미래에셋 측에 알리지 않고 매도하려 한 기망행위(fraud)를 했고, 거래 종결까지 제한없는 완전한 소유권을 확보, 유지하겠다는 진술과 보증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안방보험은 권원보험의 확보가 거래 종결 조건이 아니며, 매도인에게는 권원보험을 확보할 의무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안방보험은 이들 호텔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단체가 단순 사기꾼들이라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이 이번 소송에서 완전히 승소할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불확실해진 호텔을 인수해야할 의무가 사라지고 계약금으로 지불된 7000억원도 돌려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부분적인 승소에 그칠 경우 계약금 반환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안방보험이 승소할 경우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호텔 인수 계약을 이행해야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이 패소하더라도 계약 이행보다는 계약금 포기를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향후 안방보험이 손해배상을 청구해 추가적인 부담도 생길 수 있다.
델라웨어 재판은 2심으로 진행되지만 1심 결과가 2심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친다. 1심 결과는 이르면 9월, 늦어도 11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