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자금 석유 은행 대신 내수 소비주에 몰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일개 간장 회사 시가총액이 세계적인 석유 공룡기업 중국석화(中國石化, 시노펙) 시가총액을 추월한 일로 중국 증권가가 술렁이고 있다.
20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8일 해천미업(海天味業, 하이텐웨이예) 주가는 158.33위안을 기록하면서 총 시가가 5131억 위안으로 단번에 5000억 위안 대를 돌파했다. 해천미업은 중국 간판격 거대 석유기업 싯가(4915억위안)를 제치고 단박에 중국증시 싯가총액 12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중국증시는 간장을 만들어 파는 해천미업이 거대 석유 기업 중국석화를 추월했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증시 투자자들은 중국 A주 증시에서 불가사의하고 기적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해천미업 주가 과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들도 있다. 해천미업은 중국석화 만큼 국민경제에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 아니다. 그런 회사 주가가 4년동안 500% 이상 올랐고 시가총액에서 중국석화를 제쳤다. 더욱이 주가수익률 까지 80배를 넘다 보니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해천미업은 조미료 회사로 전형적인 내수소비 업종 상장기업이다. 간장과 굴소스 장 식초 다시다 조리용 맛술 등을 주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중국 조미료 시장의 선발 기업으로 특히 간장과 조미 장류 굴기름 등에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해천미업 생산라인. [사진=바이두 ] 2020.08.21 chk@newspim.com |
21일 중국 포털매체 신랑재경은 중국 당국이 최근 내순환을 내세워 내수 소비 부양에 역점을 기울이면서 증시에서 소비 테마주가 투자자들로 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해천미업 주식을 집중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천미업이 중국석화 시가를 추월하기에 앞서 일찌기 백주회사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毛台)가 공상은행 시가총액을 추월한 바 있다며 지금은 제조와 고성장 보다는 내수 소비가 중시되는 시대라는 점을 주목해야한다고 밝혔다.
4년전인 2016년 만 해도 해천미업 주가는 25위안에 불과했으나 2020년 8월 18일 현재 533.32%나 상승했다. 현재 해천미업 주가는 150위안을 뚫고 계속해서 돌진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중국석화 주가는 경제 성장 템포 둔화와 석유산업 불경기로 인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특히 2018년 4분기 께 7위안이었던 중국석화 주가는 현재 4위안으로 약 40%나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해천미업이 증시에 막 상장을 할때만 해도 이 보잘 것 없는 식품 기업이 공룡기업 중국석화 시가총액을 넘어설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다며 누구나 불가능한다고 여긴 일이 중국증시 A주 시장에서 현실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