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인들의 식품 소비에서 쌀과 밀 등 식량 소비 점유율이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육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가금류 수산물 달걀 소비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선진국 경험 처럼 경제가 발전하고 주민 소득 수준이 향상된 데 따른 식소비 습관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13~2018년 5년간 중국인 국민 일인당 평균 곡물 소비량은 138.9킬로그램에서 116.3킬로그램으로 줄었다. 대신 돼지고기 소고기 양고기 등 육류의 연간 인평균 소비량은 2013년 25.6킬로그램에서 2018년 29.5킬로그램으로 증가했다.
14억 명의 식습관이 달라지면서 식량 수급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육류와 달걀 소비 증가로 이에 필요한 가축 사료 대두(콩)와 옥수수 수입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중국에 있어 특히 최근 같은 미중 신냉전 상황에서 식량 안보의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8월 17일 중국 정부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은 14.5계획(14차5개년 경제개발계획, 2021~2025년)이 끝날 때 쯤인 5년 뒤 중국이 1억 3000만톤 식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미국에 많이 의존하는 콩과 옥수수 등 사료용 곡물 수입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중국인은 곡물 중에서는 쌀과 밀(밀가루), 유류 중에서는 돼지고기 양고기 등을 주요 식량으로 삼고 있다. 전통적으로 창장(長江) 이남에서는 쌀, 북방에서는 밀을 많이 소비했지만 최근에는 북방에서도 쌀을 많이 먹는 추세로 식단 문화가 바뀌고 있다.
다만 중국의 경우 쌀 수급은 큰 걱정 거리가 아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세계 최대의 쌀 생산국 지위를 유지했다. 태국과 베트남 등에서 싸고 품질 좋은 쌀을 많이 수입해 소비하면서도 국내 쌀 재고를 줄이기 위해 오히려 수출을 하는 상황이다.
중국 통계 당국에 따르면 2019/2020년 쌀의 시장 재고는 수확량 증가로 1억 1800만 톤을 기록했다. 세계 재고량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쌀은 변질 때문에 장기 보관이 쉽지 않다. 이때문에 중국은 최근 연속 2년 쌀 순 수출국이 되기도 했다.
중국은 세계 인구 약 20%에 해당하는 14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작지는 세계 총 경작지 면적의 7%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2019년 UN 통계에 따르면 중국 식량 총생산량은 6억 6400만 톤으로 세계 24.4%를 차지했고 10년 연속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사진=바이두] 2020.08.20 chk@newspim.com |
중국 식량 수입량은 2015년 이후 쭉 1억 톤 이상을 유지해왔다. 2019년 중국 누계 수입 식량은 1억 636만 2000톤을 기록했다. 이중 상당수는 콩과 옥수수 등 가축 사료용이다. 2001년 ~2018년 모든 수입 식량 가운데 주곡인 쌀과 밀 점유율은 6% 미만에 그쳤다.
중국 통계 당국에 따르면 2019/2019년 중국 수입 식량이 식량 총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5%에 달하고 있다. 전체적인 식량 자급률이 80% 수준을 훨씬 넘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2019년 한해 중국의 3대 주곡물인 쌀 밀 옥수수의 자급률은 99.8%에 달했다. 이가운데 쌀과 밀 두 곡물을 떼어 놓으 식량 자급률은 100%를 넘어선다. 당장엔 식량 수입 의존문제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돼지 등 가축 사료용으로 대량의 콩과 옥수수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중국의 식량 안보에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 세관은 2020년 상반기 중국 누계 수입 식량이 6090만 톤으로 동기대비 2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2020년 1월~6월 중국 옥수수 수입 총량은 465만 6300톤으로 2019년 동기비 17.6%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전체 옥수수 수입량은 작년 수준을 큰 폭 초과할 게 분명하다.
같은 기간 대두 수입도 17.69%증가했다. 통계 기관 윈드는 2020년 중국 대두 수입량이 9650만 톤으로, 전체 국내 소비량의 90.4%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량은 전략적 물자로 국가간 냉전이 격화하면 한순간에 무기로 돌변할 수 있다. 중국은 식량 자급이 국가주권및 사회안정과 직결되는 것으로 보고 대응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중 신냉전 상황에서 최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식량 안보를 거론하며 음식낭비를 줄이라고 역설하고 나선 것은 미국과의 장기 지구전에 대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