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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시위대-경찰 사흘째 충돌...유력 야권 대선후보 돌연 출국

기사입력 : 2020년08월12일 16:43

최종수정 : 2020년08월14일 12:28

야권 후보 출국 두고 의문.."정부가 혼란 수습하려 압박"
EU 벨라루스 정부에 제재 부과 예고..."대응 협의 중"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벨라루스 대통령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지난 11일 사흘째 경찰과 충돌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유력 야권 대선 후보가 돌연 이웃 국가인 리투아니아로 떠나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벨라루스 정권에 대한 제재 등을 예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11일 벨라루스 전역의 도시에서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사흘 밤 연속 벌어졌다. 시위대는 지난 9일 대선에서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현직 대통령이 압도적 표차로 6연임에 성공한 것으로 발표되자 대규모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시위를 벌였다.

[민스크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10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 결과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지난 9일 치러진 벨라루스 대선 결과 현직인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대통령이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해 6선을 보장받게 됐다. 이에 야권 지지자들이 선거 과정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주장, 독재 정권에 반대한다며 민스크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2020.08.10 bernard0202@newspim.com

이날 수도 민스크에 시위대 수천명이 모였다. 시위자들은 야권과의 연대 의사를 보여주기 위해 자동차 경적 소리를 울리거나 행진하며 루카셴코 대통령을 향해 '떠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미 시민들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 체재 장기화뿐 아니라 경제 악화,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경시하는 그의 자세를 두고 불만이 누적된 상태였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과 섬광 수류탄을 발사하는 등 대대적인 해산 작전을 벌였다. 경찰은 차 유리창을 부숴 차 안에 있던 시위자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현장의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경찰이 체포된 시위자 수십명을 구타하는 모습도 목격됐으며, 외신 사진기자들의 메모리 카드를 압수하거나 카메라 렌즈를 깨트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벨라루스 정부는 전날 밤과 이날 오전까지 전국에서 불법 시위 가담 혐의로 2000여명을 체포했으며 경찰 21명이 시위대와의 충돌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전날 정부는 체포 인원을 3000명 이상, 부상자 수를 경찰 39명을 포함한 89명으로 발표했다.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맞섰던 유력 야권 여성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씨가 이웃 국가인 리투아니아로 출국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날 앞서 리투아니아의 외무장관이 티하놉스카야 씨의 출국 사실을 공개했다. 이와 별도로 티하놉스카야 씨는 영상을 통해 출국 이유와 관련해 자신의 아이들이 소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출국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현 정권이 시위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려고 그에게 출국 압박을 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는 지난 10일 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한 뒤 실종된 바 있다. 티하놉스카야 씨는 공개 영상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해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유럽연합(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대선 투표 조작 의혹과 폭력적인 시위대 단속과 관련해 벨라루스 정부에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EU에서 대응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씨가 카메라 앞에서 벨라루스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증을 보여주고 있다. 2020.07.14 [사진= 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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