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구소련 독립국 벨라루스에서 9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현직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대통령이 약 80%의 득표율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6선이 확실시됐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득표율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79.7%, 그의 장기 통치에 반대하며 야권 세력을 결집한 여성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6.8%를 각각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 종료 2시간 전 기준으로 투표율은 79%에 달했다. 수도 민스크의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율이 100%에 이른 곳도 다수 있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현재까지 임기 5기, 26년을 맡았다. 당국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6선을 위해 유력 야권 후보를 구속해 선거에서 배제시키는 등 반(反)정부 세력에 대해 강한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반체제 성향의 유명 블로거 세르게이 티하놉스키를 대신해 출마한 부인 스베틀라나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야권의 지지를 모았다.
이번 선거를 두고 정부에 의한 유권자 동원이나, 득표율 부풀리기 등 대규모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벨라루스 시민 사이에서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 체재 장기화뿐 아니라 경제 악화,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경시하는 그의 자세를 두고 불만이 컸다.
이날 민스크 등에서 벨라루스 경찰과 루카셴코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은 시위 진압을 위해 물대포를 발사하거나 최루탄, 섬광 수류탄 등을 투척했다.
수천명의 시민이 민스크의 거리로 쏟아져나왔고, 이들은 야권 세력과 연대해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깃발을 흔드는 등 현 정권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거리를 봉쇄하는 등 엄격한 단속을 했으며 현재 민스크에서 최소 10명이 체포돼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죄수 호송 차량이 시위대를 덮쳤다는 소식도 나왔다. 아직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야권 지지자들이 경찰과 충돌했다. 2020.08.09 Dmitry Brushko/Tut.By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HAS BEEN SUPPLIED BY A THIRD PARTY. NO RESALES. NO ARCHIVES.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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