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산업노동조합 '코스트코지회' 설립...지회장으로 박건희 MD 선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외국계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에도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은 4일 코스트코 코리아에 노동조합이 설립됐고 지회장으로 박건희 양평점 MD(상품기획자)를 선출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 코스트코 1호점 [사진=바이두] |
앞서 마트노조 코스트코 지회는 지난 2일 오전 10시 마트노조 교육장에서 조합설립총회를 열고 지회장을 선출했다.
코스트코는 1983년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한 유료회원제로 운영되는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한국에 1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 매출은 연간 4조2000억원에 달하며 코스트코 코리아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5500여명에 이른다.
마트노조는 코스트코 노동자들의 근무환경과 처우는 겉모습과 달리 열악한 편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노동조합 설립 직후 직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마트노조 측은 "코스트코는 최근 사회적 이슈인 거리두기를 고강도로 유지하면서도 정작 직원들의 휴게공간엔 환기시설은커녕, 선풍기 한 대도 설치하지 않았다"며 "또 영업시간이 아닐 때는 직원 근무시 냉방을 가동하지 않는다는 복수의 제보가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코스트코가 코로나를 이유로 운영 중이던 직원식당을 일방적으로 폐쇄하고 생색내기 수준의 식대를 지급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등 직원들의 많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박건희 코스트코지회장은 "전반적으로 노동강도가 높은 데 반해, 휴게시간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고 근무환경도 열악하다"며 "연차사용도 직원들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업무상 필요한 교육도 무급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트코가 성장한 만큼 이제는 노동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대변할 수 있는 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코스트코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민주적으로 소통하고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마트노조는 현재 전국에서 코스트코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가입신청이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정준모 마트노조 교선실장은 "노동조합이 없었던 사업장이라 그동안 임금 및 노동환경개선을 갈망하는 목소리들이 많이 억눌려 있었던 것 같다"며 "다양한 직군에서 골고루 가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코스트코지회는 노동조합 설립 직후인 지난 3일 오전 단체교섭을 신청했다. 전 직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 등을 통해 교섭요구안을 마련하기 위한 의견수렴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노동조합의 설립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카페 등의 온라인 공간에서의 소통도 활발히 할 방침이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