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PATH 등 통해 인연…장티푸스·로타바이러스 백신 개발 지원
한국이 50% 투자하는 '라이트 펀드' 공동 출자…우호적 관계 지속 필요성도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게이츠 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언급한 때문이다. 게이츠 이사장이 한국을, 또 SK바이오사이언스에 특히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27일 SK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9월 임상1상 돌입을 목표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중이다. SK측은 "올 9월 (코로나19 백신) 임상1상에 들어간다는 목표"라며 "그 전에 비임상결과가 만족하는 수준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올해 9월 임상1상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 외에 이후 일정에 대해선 단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SK측은 "그 외 일정은 정부 차원의 발표"라며 "백신 개발에서 심사받고, 허가받는 게 중요하다. 그런 건 우리 몫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로고=SK바이오사이언스] |
회사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국내외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커져만 가는 형국이다. 게이츠 이사장 영향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 20일 문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보낸 서한에서 "게이츠 재단이 연구개발(R&D)을 지원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 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민간 분야의 백신 개발에서 선두에 있으며, 한국 정부와 게이츠 재단의 협력을 보다 강화해 코로나19 및 여타 글로벌 보건 대응 과정에서 함께 일할 수 있길 희망한다는 말과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를 콕 찝어 언급했다.
앞서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 4월 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한국과 협력해 백신뿐 아니라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길 기대한다"고 한 바 있다.
게이츠 이사장이 한국의 SK바이오사이언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이츠 재단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인연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장티푸스, 로타바이러스 백신 개발과 관련해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지원받아 왔다. 지난 5월에는 코로나19 백신 항원 개발을 위해 360만 달러(약 43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SK 측은 "게이츠 재단과는 2014년부터 장티푸스나 로타바이러스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연결됐다"면서 "국제백신연구소나 PATH 같은 글로벌 기구들한테 게이츠 재단이 지원하는 것을 우리가 받아서 연구개발해 왔다"고 설명했다.
'라이트 펀드(Right Fund)'도 빼놓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5개사 그리고 게이츠 재단은 2018년 7월 공동출자를 통해 라이트 펀드를 만들었다. 2022년까지 500억 원을 투자하는 민관협력 펀드로, 한국 정부가 50%를 투자하기로 돼 있다.
게이츠 이사장은 문 대통령에게 보낸 이번 서한에서 "라이트펀드에 대한 게이츠 재단의 출자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리 정부에도 출자금을 2배로 늘려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재단으로선 한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형성이 중요한 대목일 수 있다.
SK 측은 "우리의 R&D 기술력이나 백신 생산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언급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한 백신 전문 개발 기업이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