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에 대학 입학한 신동, 인공지능 기업 총수로 변신
한우지 AI칩 기술, 화웨이로부터 인정 받아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7월 20일.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업체 한우지(寒武紀· Cambricon)가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첨단기술 기업 전용증시인 '커촹반(科創板)'에서 화려한 데뷔를 한 날이다. 첫 거래일에 한우지의 주가는 발행가의 300% 가량 뛰었다. 이날 한우지의 상장으로 일약 300억 위안의 자산을 가진 부호로 떠오른 경영자 천텐스(陳天石)에게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그는 조그만 스타트업을 세계적인 유니콘으로 성장시킨데 이어 창업 4년만에 자본시장에서도 촉망받는 기술주로 변모시켰다. 창업자 천톈스와 AI 신흥 강자 한우지의 경쟁력을 짚어본다.
◆'신동'에서 중국 AI 새 역사 쓰는 경영인으로
천톈스는 불과 16세에 이공계 중점 대학인 중국과학기술대학(中國科學技術大學)에 합격한 천재 소년이었다. 앞서 그의 친형 천윈지(陳雲霽)도 14세의 어린 나이에 같은 대학에 입학한 바 있다.
학부를 마친 천톈스는 바로 박사과정에 진학했고, 2010년 컴퓨터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천톈스는 국책 연구소인 중국과학원(中國科學院) 소속 전산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인공 지능 분야의 반도체 개발에 종사했다. 인텔 청년학자상과 중국과학원 우수박사 논문상을 휩쓸었다.이 연구소 경력은 결국 창업의 밑 거름이 됐다.
그는 중국 과학원과 상하이 대학이 공동 진행한 인공지능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당시 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 상용화 과정은 회사 설립으로 이어졌다.
천텐스는 지난 2016년 정부와 중국 과학원의 지원을 받아 친형 천윈지(陳雲霽)과 함께 인공지능 반도체 업체 한우지(寒武紀)를 상하이에서 설립했다. 글로벌 최고의 AI칩 출시를 회사 설립 목표로 내세웠다. 회사명을 5억 4000만년전 생물이 대거 출현한 '생명 대폭발기'인 캄브리아기를 뜻하는 '한우지'(Cambricon)로 작명한 사실에서 그의 AI 분야에 대한 집념과 야심이 엿보인다.
천톈스[사진=신화사] |
한우지는 설립 이후 IT 분야 대기업들로부터 잇달아 투자를 유치하면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7년 8월 알리바바 커다쉰페이(科大訊飛), 레노버 등 굴지의 기업들이 한우지의 잠재력을 보고서 시리즈 A 투자금을 지원했다. 시리즈 A 투자 펀딩에 성공한 한우지의 기업 가치는 20억 달러로 뛰면서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게 된다.
천텐스(陳天石) CEO는 지난 2017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3년내 중국 AI 칩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전세계 10억대 이상의 스마트 디바이스에 한우지의 칩을 장착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천텐스 CEO는 획기적인 제품으로 실력을 증명했다. 한우지는 지난 2016년 '캠브리콘 1A' (寒武紀1A) 칩을 발표, 세계 최초로 드론,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에 장착 가능한 딥러닝과 신경망 전용 칩을 출시했다.
특히 한우지는 지난 2017년 9월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마트폰용 AI칩셋 기린 970에 핵심처리장치인 NPU(신경망처리장치)를 공급하면서 업계의 광범위한 주목을 받았다.
한우지의 기술력에 힙입어 화웨이 산하 화웨이의 모바일 프로세서 성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우지가 개발한 단말기용 칩은 이미 메이트 10과 룽야오(榮耀) 10 등 화웨이의 주요 스마트폰 모델에 탑재됐다.
이어 등장한 화웨이의 모바일 프로세서에도 '기린 1020'에도 한우지의 기술이 채택됐다. 앞서 출시된 AI 모바일 반도체인 '기린 970'보다 처리 속도 등 성능이 2배 향상된 '기린 1020'은 화웨이의 5G 플래그십 폰 'MATE 30' 및 'MATE 30 Pro'에 채택됐다.
다만 지나친 화웨이에 대한 의존도는 해결해야 될 한우지의 과제로 제시됐다. 지난 2017년~2018년 한우지의 매출 중 화웨이의 비중은 98.95%, 99.69%에 달했다. 최근 화웨이의 자체 인공지능칩 개발 움직임도 한우지에 적지 않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