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구조물이 4~5차례 무너져 죽었다고 생각했어요"

화재 현장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21일 오전 경기 용인시 SLC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사고 생존자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건물내 차량에서 잠을 자고 있던 사고 생존자는 "굉음이 너무 커서 '펑'하는 소리가 터지고 나서 뭔가 계속 엎어졌다"라며 "그 소리 때문에 경보가 났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사고가 난 후 직원한테 내가 여기 있으니 구급대원에게 전달해 달라고 전화를 했다"라며 "차에서 비상 깜빡이를 켜놓고 클랙슨을 계속 울렸다. 40분 굉음이 잦아들고 구급대원의 후레시를 발견해 구조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재 원인으로 오뚜기 전기 지게차 충전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해당 충전기는 가정용 220v 변압기 3배가량으로 가로·세로 60~70cm 크기이다.

이어 또 다른 생존자는 "어디에선가 폭발음이 발생하고 조금 뒤 연기가 사방을 덮었다"라며 "앞이 보이지 않아 손으로 벽을 더듬거리며 탈출했다"라고 진술했다.

사고 당시 물류센터의 근무자는 총 69명으로 대부분 지하 4층에서 작업 중이었다. 이 화재로 전체 근무자 69명 중 5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중상 1명·경상 7명)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나머지 인원은 대피했다. 사망자 5명은 모두 지하 4층에서 발견됐다.

삽시간에 번지 화마는 지하 4층에서 일하고 있던 오뚜기 저온창고 노동자 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에 오뚜기 측은 유족과 협의해 분향소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불이 난 SLC물류센터는 프리케스트콘크리트 구조로 11만5000㎡ 규모이며 지상 5층, 지하 4층으로 이뤄진 대규모 물류창고다.

해당 건물에는 이마트24 등이 입점해 있다. 사고가 발생한 지하 4층에는 오뚜기 저온창고 등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같은 날 오전 8시 39분께 대응 1단계, 30분 뒤인 9시 8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으며 낮 12시 34분께 화재를 완전 진압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건물내에 연기가 가득 차있어 인명수색을 계속하고 있으며 수색을 마치는 대로 화재 경위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zeunb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