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라임)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금융감독원 조사를 조기 종결해주겠다며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엄모 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혐의 첫 재판에서 엄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다만 "수사기록이 다 검토되지 않았다"며 "증거의견과 사건에 대한 상세한 의견은 더 파악한 뒤에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엄씨는 지난해 9월 금감원 고위 관계자와 접촉해 라임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 조사를 조기 종결하도록 힘써보겠다면서 이 전 부사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앞서 금감원 출신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라임 배후로 일컬어지는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49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라임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 내부 정보를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행정관 측은 지난달 첫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열람하게 한 정보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에 해당되는지 법리적으로 다투고 있다"고 했다.
라임 사태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연결고리로 꼽히는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도 구속기소돼 내달 10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해 7월 금감원 라임 감사를 무마하는 대가로 김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회장과 공모해 회사 자금 192억원을 횡령하고 지난 4월 검찰 압수수색 당시 회사 직원을 시켜 관련 증거를 숨기도록 하는 등 혐의도 있다.
이 대표는 김 회장에게 여권 인사를 소개시켜 주고, 청와대 고위관계자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A의원을 만나 라임 사건 해결을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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