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주도로 오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980년과 1984년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기로 양측은 상대국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에 불참한 적이 있는데 신냉전으로 불리는 현재 미국과 중국간 냉랭한 관계상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아예 불가능한 것이 아니란 설명이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3일 벌써부터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일 카운트다운(countdown·초읽기) 시계를 공개하는 등 기대감을 한껏 북돋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동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된다면 베이징은 하·동계 올림픽 모두를 개최한 세계 최초의 도시가 된다.
중국 정부가 올림픽에 배정한 예산은 31억달러(약 3조7000억원). 스키와 하키 경기장이 있는 허베이성 장자커우(張家口)와 베이징을 연결하는 174㎞ 길이의 고속철 사업에 82억달러(9조9000억원) 등 엄청난 예산이 투입됐다.
그러나 지난 2018년에 대(對)중국 강경파인 마르코 루비오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신장(新疆) 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에서 행해지고 있는 인권침해를 거론하며 중국은 세계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을 개최할 자격이 박탈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릭 스콧 상원의원도 지난 3월 2021년 1월까지 이 지역 인권상황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는 한 개최국을 바꿀 것을 요구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SCMP는 미국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을 주도한다면 '다섯 개의 눈'(Five Eyes) 국가들도 보이콧에 합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섯 개의 눈은 미,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5개국이 속한 첩보 동맹체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이달초 논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지 다섯 개의 눈 국가들 중 일부는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 파기를 발표하는 등 미국과 함께 대응 조치에 나섰다.
최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보이콧은 출전 선수들에게 해만 될 것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특정한 발언은 아니며 중국이 인권을 지킬 것을 믿는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옥스퍼드대학 중국센터의 조지 마그누스 교수는 IOC가 오랫동안 정치와 올림픽은 뒤섞여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었지만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만큼은 "잠재적인 화약고(flashpoint)"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 메달 기록을 보면, 상위권 국가들이 참가하지 않으면 중국은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 동계 올림픽 때 노르웨이, 독일, 캐나다, 미국, 네덜란드, 스웨덴이 전체 메달 절반을 휩쓸었는데 이들이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에 나선다면 '볼품 없는' 올림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그누스 교수는 "최근 캐나다, 미국, 스웨덴이 중국과 관계가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지난 주 딕 파운드 IOC 위원은 최근 "올해 도쿄 하계올림픽이 다시 연기되거나 취소되면,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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