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원연설 후 환담…"정부 재정만으론 충분치 않아"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한국판 뉴딜 재원 마련을 위해 민간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방안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21대 국회 개원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이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대표와 환담회에서 나눈 대화를 일부 공개했다. 농담이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나 한국판 뉴딜과 관련한 심도 있는 이야기가 오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판 뉴딜을 위한 재원이 160조원으로는 부족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과감한 재정투입이 필요하다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정부 재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오랫동안 금융 쪽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에 금융자산과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민간펀드를 만들어 한국판 뉴딜 사업을 추진하려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국판 뉴딜에 민간자본을 투입하겠다는 구상은 이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소개했다.
김 실장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국판 뉴딜 10대 사업 중 하나인 '그린스마트스쿨'을 거론하며 "풍부한 민간의 유동성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민자를 끌어들여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실을 디지털화, 그린화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국민참여형 SOC 펀드, 공모펀드 같은 것을 만들어 그린스마트스쿨뿐만 아니라 정부가 하고자 하는 여러 가지 사업에 민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길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환담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한국판 뉴딜과 관련, 불평등 해소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분명한 목표치를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단순히 일자리를 몇 개로 늘린다거나 경제회복 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계약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답했다.
한편 청와대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 개원 연설 전 요구한 '10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는 ▲여당의 의회 독재 ▲윤미향 의원 관련 의혹 ▲부동산 대책 ▲고 백선엽 장군 사후 예우 ▲민주당 지자체장들의 성범죄 ▲내년 4월 재보궐선거 민주당 무공천 등에 대한 입장을 달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부는 답변을 요하는 사안이 아닌 경우도 있다고 보인다"면서도 "야당의 목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