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경제란 막 무너질 것 같다가도 국민과 기업, 정부의 믿음에 의해 지탱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멀쩡한 경제도 시장 참여자들이 집단 공포에 휩싸이면 되레 위험해 지는 사례도 많다. 시장 주체들의 심리 향배에 따라 경제의 사활이 갈린다. 흔히 '경제는 심리'라고 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요즘 보면 시장경제 체제의 금과옥조로 여겨지는 '경제는 심리'라는 이 말을 가장 잘 신봉하고 이용하는 나라는 다름아닌 사회주의 중국인 것 같다. 코로나19의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던 1분기중에도 중국은 14억명 내수시장과 중국경제의 내성을 강조하면서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며 시장심리를 안정시켰다.
당시는 코로나19의 맹렬한 기세로 경제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암담한 상황이었는데 중국 공산당은 어떤 믿을 구석이 있었는지 그렇게 큰소리를 쳤다. 헌데 실제 지표로 드러나는 결과를 들여다보면 허장성세와 같은 공산당의 이 말은 그렇게 허황된 얘기가 아니었다.
16일 중국이 발표한 2분기 GDP 성장 지표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1분기 마이너스 6.8% 였던 성장률은 3.2%로 가파른 V자 반등세를 기록했다. 중국의 큰 경제 규모로 볼때 3.2% 생산 증가는 결코 작지 않은 실적이다. GDP를 구성하는 다른 지표와 그래프도 대부분 가파른 V자 회복세를 나타냈다.
산업생산과 고정자산 투자, 부동산개발 투자 모두 1~ 2월, 또는 1분기 저점을 찍고 우상향 상승 회복세를 기록했다.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1~2월 마이너스 24.5%에서 1~4월 마이너스 10.3%, 1~6월에는 마이너스 3.1%까지 회복됐다. 2분기들어 소매 판매나 수출 감속폭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중국은 5월 말로 늦춰져 열린 전인대(국회)에서 예년과 달리 연 성장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했지만 대략 3% 정도의 목표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통계 발표전만 해도 2분기 성장률을 2% 대 후반으로 전망하는 곳이 많았다. 중국은 3.2%라는 성장률이 나온데 대에 자신감을 얻은 눈치다.
16일 지표 발표후 중국 관리는 매체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만연으로 인해 2분기에 세계 일자리가 4억개나 영향을 받았다는데 중국은 이 와중에서도 1~5월 46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고 자랑했다. 올해 목표한 900만개의 일자리중 절반을 이미 달성했다는 주장이다.
이런 지표들이 실제 경제 상황을 얼마나 제대로 반영하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또 지표를 분석하는 관점에 따라서도 실제 경제 상황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취업 통계만 봐도 코로나 기간 양질의 일자리 460만개 창출이 가능했는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소매지표 개선 추세라지만 시장 수요는 여전히 미약한 상태다. 고정자산 투자 감소가 완화되고 있지만 제조업 투자 감소폭은 여전히 두자리 숫자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전쟁 격화 등 하반기 중국 경제 가도에는 여전히 숱한 불확실성이 잠복해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2분기 플러스 성장 전환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은 무엇보다 소비와 투자, 시장 심리 개선을 중심으로 경제 회복의 동력을 살리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관변 경제 학자들은 하반기 시작 7월은 중국경제가 '애프터 코로나'로 접어드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