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15일간 22조 순매수..외인·기관 물량소화
"2분기 저점 이후 강한 반등 노린듯"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이달 들어 3주 연속 기관과 외국인은 판 반면, 개인이 매수 행렬을 이어가는 종목이 있다. 바로 호텔신라다. 면세업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당분간 침체가 예상됨에도 개인은 지난 3주 동안 22조원 정도를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러한 집중매수 추세는 최근의 '저가매수' 전략으로 풀이된다. 호텔신라 주가는 이달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하반기 업황 개선에 따라 차익실현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침체 이후 업종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호텔신라 이달 외국인 매매동향 [자료=네이버금융] |
29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전 거래일보다 2700원(-3.93%) 하락한 6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5일째 6만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호텔신라 주가는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였다. 연초 11만1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찍은 이후, 3월 코로나 급락장 속에서 6만700원까지 급락했다. 절반 가까이 빠진 셈이다. 한 달 후엔 8만원 중반까지 회복했지만 이달 다시 6만원선으로 하락한 상태다.
특히 이달 하락 국면에서 개인과 외국인·기관 투자자는 서로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16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16일 연속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조원, 12조원 정도를 내다 팔았다. 이날도 외국인은 1조20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개인이 총 23조원 넘게 매수하면서 물량을 대부분 소화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 국면 이후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은 면세업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이달 호텔신라 지분율을 4.04%로 1%포인트 줄였고, 이어 국민연금도 9.73%로 2.74%포인트 지분율을 낮췄다.
유통 담당 한 연구원은 "면세업종의 등락폭이 크다보니 과거 차익 실현 경험이 있는 개인들이 다시 저가매수를 노리고 최근 주가가 떨어지자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급락장 이후에 다수 종목이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호텔신라는 최근에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의 2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1분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손실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43.7% 하락한 7625억원, 영업손실은 -310억원(적자전환)으로 전망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고 있음에도 올해 말부터 국내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경우 업황은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추가적인 악재는 제한적이며, 하반기 강한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매출이 전년대비 50% 수준의 감소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의 면세점 임차료 감면으로 2~3분기 손익은 일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면세점 업계는 올해 2~3분기가 최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목표가는 9만원을 유지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면세점의 영업 악화는 지속될 전망이나 국내 호텔·레저의 투숙률은 회복세를 확인했다. 한국과 중국 내 코로나19의 진정 국면이 확인되고 있어 조심스럽지만 하반기엔 한국과 중국간 노선 회복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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