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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불기소 권고'에 검찰 당혹…기소 놓고 고심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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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검 수사심의위 "이재용 수사 중단·불기소" 의결
기소 강행시 권고 어긴 첫 사례…불기소하면 공권력 낭비 '비판'
검찰, 심의위 권고 토대로 이재용 등 사법처리 고심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중단하라고 권고하면서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당혹스런 상황에 처하게 됐다. 

검찰이 이 부회장 기소를 강행할 경우 검찰개혁 일환으로 스스로 도입했던 수사심의위 권고를 무시한 첫 사례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반면 최종 불기소를 결정하면 1년 10개월 고강도 수사에도 수사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결과를 대기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2020.06.08 alwaysame@newspim.com

26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는 이날 현안위원회를 개최하고 과반수 찬성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최종 의결했다.

심의위는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계속 여부와 이 부회장과 김종중 전 사장(옛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삼성물산 법인에 대한 공소제기 여부를 심의한 결과 이 같이 결정했다.

심의위는 사법제도 등에 대해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회 각계 전문가 150명 이상 250명 이하 위원으로 구성돼 있고 이날 현안위원회는 이 중 심의기일에 참석 가능한 15명 위원으로 꾸려졌다.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위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단과 함께 불기소 의견을 권고하면서 검찰은 그동안 삼성을 비롯한 재계 일각에서 제기한 무리한 수사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금융당국이 고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 수사가 시작된 지난 2018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삼성그룹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이며 이 부회장의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과정에서 회사 차원의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반면 삼성 측은 이같은 검찰 수사로 경영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불만을 표출해 왔다. 삼성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검찰로부터 1년 8개월 동안 50여 차례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과 임직원 110여 명에 대한 430여 회 소환조사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다.

삼성의 심의위 소집 요청도 이처럼 유례없는 고강도 수사가 타당한지 판단해달라는 취지로 이뤄졌다. 삼성을 비롯한 재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이처럼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장기간 이어가는 상황을 두고 명확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먼지털기식'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검찰수사심의 현안위원회에 한 심의위원이 참석하고 있다. 2020.06.26 pangbin@newspim.com

삼성은 이달 초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당시 이 부회장 등 변호인단은 검찰 구속영장에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전문가의 검토와 국민의 시각에서 객관적 판단을 받아 보고자 소망하는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수사가 사실상 종결된 시점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은 검찰이 구성하고 있는 범죄혐의를 도저히 수긍할 수 없어 국민의 시각에서 수사의 계속 여부 및 기소 여부를 심의해 달라고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심의신청을 접수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실제 이날 심의위에 제출한 의견서와 구두진술에서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경영 판단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위원들은 이같은 삼성 측 주장을 받아들여 이 부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심의위가 이 같은 삼성 측 입장을 받아들이면서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이 부회장을 기소한 뒤 수사를 마무리하려던 검찰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특히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강행할 경우, 검찰 수사 적정성을 판단해 수사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겠다며 검찰개혁 일환으로 도입한 제도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의위에서 의결된 권고에 강제성은 없지만 검찰은 앞선 8차례 심의위 결과를 그대로 따랐다.  

반면 검찰이 심의위 권고를 받아들여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를 결정하면 결국 2년 가까이 무리한 수사를 벌이며 공권력을 낭비했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려도 당혹스런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검찰은 심의위 권고안을 검토해 이 부회장에 대한 최종 사법처리 방향을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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