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이효리 픽'이 예능계를 넘어 가요계까지 점령했다. 구두 광고부터 친분관계의 지인, 직접 선곡한 음악까지 이효리가 고르면 대중은 열광한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이효리와 비, 유재석이 결성한 혼성 그룹 '싹쓰리(SSAK3)' 열풍이 뜨겁다. 지난 13일 방송에서 이효리가 가수 블루의 '다운타운 베이비'를 열창하면서, 그 직후 멜론 등 주요 음원차트 역주행을 이끌어낸 것. 앞서 핑클 이후 솔로가수 시절부터 '픽'하는 아이템마다 완판 행렬을 이어온 이효리의 영향력은 중견 연예인이 된 여전히 유효하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MBC] 2020.06.19 jyyang@newspim.com |
◆ 널리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 발굴…'이효리 픽'이 불러온 차트 역주행
연예계를 잠시 떠났던 이효리가 '놀면 뭐하니?'를 통해 유재석, 비와 뭉쳤다. 세 사람은 싹쓰리라는 그룹명으로 비의 '깡' 열풍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등 활동을 예고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3일 방송에서 이효리는 싹쓰리의 한 멤버로 등장해 힙합가수 블루의 '다운타운 베이비'를 불렀다. 이 곡은 블루가 지난 2017년 12월 발매한 곡으로 미국 LA 다운타운에서 겪은 연애담을 담았다. 이효리의 중저음 목소리가 그루브한 곡의 분위기를 살리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효리 픽'의 반응은 즉각 나왔다. 방송 직후 '다운타운 베이비'는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몰이를 했다. 열풍에 힘입어 이 곡은 발매 약 2년 만에 음원차트 역주행을 하기에 이르렀다. 방송 후 며칠이 지난 19일까지도 '다운타운 베이비'는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아이유의 '에잇', 조정석의 '아로하', 트와이스의 'MORE & MORE' 등 쟁쟁한 음원 강자들을 제친 결과라 더욱 뜻깊다.
가수 블루는 갑작스런 역주행에 놀라 이효리에게 직접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18일 SNS를 통해 이효리와 주고받은 DM을 캡처해 올렸다. 이효리는 "오히려 갑작스러운 대중의 관심이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면서 "시기심 가득한 사람들 뭐라고 하든 너그럽게 봐 넘기는 큰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덕분에 무언가 진정성 있게 열심히 하면 언젠가 하늘은 기회를 준다는 것을 저도 배웠다. 좋은 노래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블루의 음악활동을 응원했다.
원곡의 음원차트 역주행 외에도 '효리 열풍'은 동영상 조횟수로도 나타났다. 19일 오후 기준 네이버 TV '놀면 뭐하니?' 채널에 올라온 이효리의 '다운타운 베이비' 영상 조회수는 26만 뷰를 넘어섰다. 이효리가 출연한 다른 영상들 역시 10만~30만 뷰를 훌쩍 넘기며 여전히 최고의 대중문화계 아이콘으로 프로그램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이효리 인스타그램] 2020.06.19 jyyang@newspim.com |
◆ 모델 정담이 유명세·기부 광고한 구두도 완판…사회변화의 아이콘으로
이효리의 영향력은 이제 대중문화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모델로 참여한 구두 브랜드 '아지오'는 판매 사이트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버 다운이 되기도 했다. 제작업체 '구두 만드는 풍경' 측은 지난 5월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립니다. 푸른 5월에 저희 아지오를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아름다운 재능기부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라며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효리 역시 SNS를 통해 "청각장애인들이 한땀한땀 손으로 만드는 아지오 구두. 이렇게 예쁘기 까지"라면서 아지오 구두를 착용하고 찍은 여러 장의 화보를 직접 공개했다.
이 브랜드는 청각장애인들이 만드는 수제구두회사로, 2010년 개업해 사업이 어려워져 2013년 폐업했다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낡은 아지오 구두를 신은 모습이 공개되며 유명세를 탔다. 이후 그해 12월 사업을 재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배우 문성근, 작곡가 유희열 등이 모델로 힘을 보태고 있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는 지난 2018년부터 재능기부 형식으로 아지오의 모델로 참여했으며 광고 모델료는 구두 한 켤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정담이 인스타그램] 2020.06.19 jyyang@newspim.com |
그런가하면 이효리의 지인으로 함께 방송에 출연했던 모델 정담이는 최근 폭행 피해를 당하며 안타까움을 샀다. 경찰에 따르면 정담이는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지하철 4호선 수유역 인근에서 술에 취한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 정담이는 당시 일행과 함께 좁은 골목길을 지나던 중이었으며 가방이 행인의 신체에 닿았지만 인지하지 못했다. 가해자는 정담이를 200m가량 따라가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내리쳤다. 쓰러진 정담이의 머리를 수차례 때리며 모욕적인 발언도 했다.
정담이는 경찰에 신고 후 가해자를 모욕죄로 고소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후 SNS를 통해 "다들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저 괜찮아요. 너무 벅찬 사랑 먹는 중"이라며 근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담이가 '효리네 민박' 출연 당시 청각장애로 인한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 만큼, 무차별 폭행 피해에 더 많은 이들의 분노와 관심이 쏟아진 것은 물론이다. 어찌보면 이효리의 취향, 인맥, 행동이 대중을 움직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가 지닌 커다란 영향력을 아주 작은 변화를 위해 기꺼이 내어놓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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