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하한에 근접...금융불균형·자본유출 우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지난달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으로 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거시금융 리스크보다 경제 성장률과 물가 부양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한 만큼 추가 인하 여력이 작다는 전망이 나왔다.
16일 한은이 지난 5월 28일 열린 '2020년도 제12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했다. 당시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25%p 내린 0.50%로 인하했다. 이날 조윤제 금통위원이 주식 보유 논란으로 스스로 제척을 신청해 통화정책 의결에서 빠지면서 총재를 포함한 6명만 의결에 참여했다.
[서울=뉴스핌] 문형민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윤제(오른쪽 두번째) 금통위원은 보유 주식에 대한 직무연관성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이날 기준금리 결정 표결에서 제척되었다. [사진=한국은행] 2020.05.28 hyung13@newspim.com |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대다수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집값상승 등 부작용보다 인하에 따른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A위원은 "기준금리를 0.50%로 25bp 인하하여 우리 경제에 대한 하방리스크를 완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A위원은 "GDP 감소세는 이번 분기에도 계속되며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민간소비는 여러 정책적 지원이 시행되는 가운데 감소세가 점차 진정될 것"으로 봤다.
B위원은 "(금리인하를 통해) 민간과 정부의 금융비용 완화를 유도하는 동시에 명목수요 하락압력에 대응할 필요"를 주장했다. 해당 위원은 "국내외 수요 부진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마이너스 GDP갭의 확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GDP 갭은 마이너스 2%p를 초과하고 물가상승률은 0%에 근접할 것이므로 금리 추가인하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한편, B위원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주택시장으로의 자금쏠림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코로나19가 불러온 위기 상황에서 통화당국이 우선순위를 두고 고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봤다.
C위원은 "이미 기준금리가 0%대로 낮아졌고 실효하한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으나, 주요국의 정책금리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금리인하 여지가 있다"며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D위원은 "성장과 물가를 부양할 필요성이 금융불균형 심화를 억제할 필요성보다 시급하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금리인하를 주장한 D위원은 "현재로서는 금융불균형 측면뿐 아니라 정책유효성이나 자본유출 가능성 측면에서도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인하 여지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E위원 역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가까워지면서 금융불균형과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외국인 증권투자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다양한 통화신용정책 수단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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