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민권법 제7조, 성적 취향에도 적용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대법원이 기업이 직원을 성적 취향을 이유로 해고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날 판결은 지난 2015년 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인정한 이후 LGBTQ(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계에 또 한 번 커다란 승리를 안겨줬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개인의 동성애나 성전환 상태는 고용 결정과 관계가 없다"면서 "그것은 개인을 성별에 근거해 차별하지 않고서는 동성애자와 성 소수자라고 차별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 전역에서 약 절반가량의 노동자들은 지역 법에 의해 성적 취향이나 성별 인식에 근거한 차별로부터 보호받고 있지만, 이날까지 성 소수자를 성적 취향에 근거해 해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연방법원의 판결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동성애자이거나 성전환자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된 3명이 제기했다. 이들은 성별을 근거로 차별을 금지하는 1964년 민권법 제7조가 성적 취향이나 성 정체성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들을 해고한 회사와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대변한 변호인들은 민권법 제7조가 남성과 여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 것이지 성적 취향이나 성 정체성에 기반한 차별에는 적용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성 소수자 권익 지지자가 15일(현지시간) 미 대법원 앞을 프라이드 플래그를 들고 달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6.16 mj72284@newspim.com |
이날 대법관 9명 중 6명은 원고의 주장에 찬성했고 나머지 3명은 반대했다. 찬성한 대법관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도 있었으며 그는 판결문을 대표로 작성하기도 했다.
원고 중 한 명인 제럴드 보스톡은 인터뷰에서 "그저 행복하다"며 "알다시피 정말 긴 7년이었다"고 밝혔다.
LGBTQ 권리 운동 단체들과 기업 경영자들은 즉각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GLAAD의 새라 케이트 엘리스 대표는 "이번 판결은 LGBTQ 미국인들이 그들이 그들 자신이라는 사실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 없이 일할 수 있다는 논란조차 있을 수 없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트위터를 통해 "LGBTQ 인들은 직장은 물론 사회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오늘 판결은 연방법이 평등함에 대한 그들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오늘 대법원의 결정은 모든 인간이 존중과 존엄성으로 대우 돼야 한다는 간단하면서도 매우 미국적인 생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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