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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도 "韓, 원유수출 자금 계좌 동결 해제 해야" 압박

기사입력 : 2020년06월13일 04:21

최종수정 : 2020년06월13일 04:21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한국이 미국 정부의 대이란 제재로 동결된 수십억 달러의 원유 수출대금을 해제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한국이 이란에 대해 기본 상품, 의약품, 인도주의 물품을 사기 위한 중앙은행 자원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란 국영 IRNA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어 "한국 정부가 이 제한을 가능한 한 빨리 해제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란 중앙은행 총재에게 이 문제에 대한 법적, 국제적 해결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 계좌 규모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후세인 타하이 이란-한국 상공회의소 소장은 한국 내 은행에 묶인 이란 자금 규모를 65억~90억 달러 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앞서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중앙은행 총재도 지난 10일 블룸버그통신과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측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동결된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을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현재 한국 은행들에 쌓인 석유수출대금은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기 전인 당시 교역으로부터 형성된 것으로 동결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헴마티 총재는 "지난해 한국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만났을 때 그가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겠다고 개인적으로 약속했으나, 아직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란은 그 돈에 접근하기 위해 한국 측을 상대로 법적 조처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일본에 대해서도 원유 수출 대금 계좌 동결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과 이란은 2010년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이란으로 외화가 유입되지 않도록 하면서 교역이 가능한 원화결제계좌로 교역을 시작했다.

한국 정유 및 석유 회사가 이란산 원유 및 초경질유를 수입한 후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의 원화계좌에 대금을 입금하면 한국기업이 이란에 수출할 때 대금을 이 계좌에서 찾아가는 상계 방식으로 교역이 이뤄졌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9월 이란 중앙은행을 국제테러지원조직(SDGT)으로 지목해 제재 수위를 높인 후, 미국의 세컨더리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이 계좌를 동결했다.

최근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이란에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해지자 한국 정부는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이란에 수출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이 계좌의 자금을 통해 50만달러 규모의 의약품을 이란에 수출했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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