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와 응급의료 변화' 토론회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응급실의 이용률이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환자가 코로나19 때문에 응급실 이용을 자제하게 되면서 응급실 이용이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응급실[사진=뉴스핌DB] |
성호경 중앙응급의료센터 미래응급의료연구실 부실장은 11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개최된 '코로나19와 응급의료의 변화'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국가응급진료 정보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이후 국내 응급실 내원 환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30% 감소했다.
특히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 지역에서는 전년 대비 응급실 내원환자가 45% 줄었다.
성 부실장은 "응급실 환자의 감소는 주로 경증환자의 응급실 이용 억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응급실 내 사망률은 2018년, 2019년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류현욱 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의심환자의 대구 지역 응급실 방문으로 폐쇄와 재개를 반복했고 병원 간 전원마저 어려움을 겪어 지역응급의료체계 위기를 맞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응급실 진료구역을 감염 정도나 중증도에 따라 분류한 응급실 진료매뉴얼을 수차례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응급의학과 수련병원 과장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 응급실 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환자의 수용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64.4%로 나타났다.
류 교수는 "가을 대유행 대비 격리병상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는 응급실로의 이송시간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37.5도 이상의 응급환자 구급이송시간은 19.3분으로 전년도 동월의 13.1분과 비교해 5분 이상 늘었으며 1시간 이상 소요된 비율도 2019년 3월 0.5%에서 2020년 3월 4.2%로 증가했다.
문성우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중장기 대응 전략으로 수요에 맞는 중증응급진료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전국 70개 중진료권별 1개소 이상의 중증응급진료센터 지정·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전반적인 응급의료체계의 개선과 강화를 위해 현장이송 단계에서 ▲증상발생 시간부터 최초 의료제공시간 단축 ▲이송적절성 향상 ▲의료지도, 구급상황관리센터 운영 활성화 등이, 병원 단계에서는 ▲중증응급환자 진료체계 중심 기관 분류체계 개편 ▲전문진료체계 네트워크 구축·운영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응급의료 분야 종사자들의 노고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토론회가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응급의료 작동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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