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독미군 9500명 줄인 2만5000명으로 지시
미 의회 "메르켈 총리, 코로나로 G7 참석 취소 영향"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주독 미군) 감축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미국 국방부는 아직 공식 지시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주독 미군을 감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다수의 고위 국가안보 담당자들조차 몰랐으며, 국방부는 아직 공식적인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왓포르 로이터=뉴스핌] 박진숙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독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는가 2019 년 12월 4일 영국 왓포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총회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0.06.10 justice@newspim.com |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 중 하나인 독일에서 주둔하는 미군을 9500명 줄여, 3만4500명에서 2만5000명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는 또 다른 소식통이 사임한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미국대사의 영향도 있다고 말했지만, 그가 직접적인 역할을 했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에 따르면, 그리넬은 앞서 6월 1일 주독 미국대사를 사임했다.
통신은 그리넬 전 대사에게 관련 사실에 대해 확인하자, 그는 "이것은 모두 가십"이라고 말했을 뿐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주독 미군 감축 논의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넬 전 대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의 방위비를 지출해야 하지만, 독일은 이를 충족하지 못한 유일한 국가라고 비판했다.
통신은 미국이 계획한 G7 정상회의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불참하겠다고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방해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안에 정통한 한 의회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메르켈 총리가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의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꺼렸던 것도 부분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보좌관은 "이번 결정은 매우 고위급에서만 이뤄졌으며, 그리넬 전 대사도 관련돼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가 코로나19로 G7 참석을 취소한 것에 대해 화가 났기 때문에 결정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조르게트 모스바흐(Georgette Mosbacher) 주 폴란드 미국대사와 그레넬 전 대사는 8월에 트럼프가 독일에서 일부 군대를 철수할 수 있으며, 메르켈 총리가 국방비 지출을 늘리라는 트럼프의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미군을 폴란드로 이전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주독 미군이 독일에서 폴란드로 이동하게 된다면, 독일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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