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주소지부터 요약 재무제표까지 제공
"비상장 주식거래 투자자에게는 큰 도움"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정부가 유료로만 얻을 수 있던 '비외부감사법인' 데이터(정보)에 대한 빗장을 풀면서 업계 안팎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비상장 주식거래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단비 같은 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신용보증기금 등 9개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공데이터 4450만건을 공공데이터포털에 공개했다. 데이터는 △통합기업정보 △통합금융회사정보 △통합공시정보 △통합자본시장정보 △통합국가자산공매정보 등 5개 범주로 꾸려졌다.
이 가운데 금융위가 가장 자신 있게 내놓은 데이터는 '비외부감사법인 데이터'다. 그동안은 NICE평가정보㈜ 등에 비용을 지불해야만 비외부감사법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번 공개조치에 따라 무료로 이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비외부감사법인은 현행 외부감사법상 회계감사를 받지 않는 기업으로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 게시 대상이 아니다.
[사진=금융위원회] |
이번에 공공데이터 포털에 올라온 비외부감사법인 정보는 모두 58만여건이다. 단순히 데이터 양으로 따지면 전체 금융공공데이터의 1.3% 수준에 불과하지만, 투자자나 스타트업 등에게는 소중한 정보다.
경기 판교의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존에 공개됐던 금융데이터는 사실 단편적으로만 활용할 수 있는 양이거나 형태였는데 이번에 공개된 데이터는 차원이 다르다"며 "특히 비외부감사법인 자료의 경우, 수요는 많은 데 반해 얻을 수 있는 길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이를 적절히 개발해 시중에 내놓으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공개한 비외부감사법인 데이터에는 기업 주소, 대표자 등 기본정보는 물론이고 '요약 재무제표'가 포함됐다. 비외부감사법인의 △유동자산 △비유동자산 △부채 △자본 등 '알짜정보'가 담긴 것이다.
특히 비상장 주식거래나 연구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정책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윤혁진 SK증권 중소성장기업분석팀장은 "비상장 주식거래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투자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고 초기 기업에 대해서는 귀중한 정보"라며 "특히 연구원이나 학계에서도 그동안 비감사외부법인 정보를 필요로 했던 경우가 많았던 만큼 활용 방안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공되는 데이터가 개발자를 위한 형태라는 점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금융위가 공개한 데이터는 '오픈 API'인데, 이는 통상 개발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파일 형태다. 비외부감사법인의 정보가 텍스트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용 언어로 제공되는 셈이다. 따라서 금융사나 스타트업이 이 데이터를 개발해 대중이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일반 투자자들이 활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선 유료로만 구할 수 있던 비외부감사법인의 정보를 무료로 구할 수 있다는 점과 특히 50만건이 넘는 빅데이터 형태로 제공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오픈 API 형태여서 일반인들이 당장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업체들이 개발에 나선다면 대중들도 함께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