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날 맞아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 고민 나눠
'지속가능한 개발과정·소비자 참여·소비자 경험'의 3가지 요건 제시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디자인'은 디자이너들에게 늘 주목받는 '주제'였고, 앞으로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돈태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부사장)은 환경의 날을 하루 앞둔 4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기고한 '함께 더 멀리…지속가능한 미래를 디자인하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고문에서 이 부사장은 "사회 전반이 크게 변하는 올해, 디자이너들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2~3년 이상의 미래를 예측해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에게 지금의 불확실성은 또 다른, 더 새로운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 부사장은 그러면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더욱 지속가능한 환경을 갈구하게 된다. 디자인 분야도 마찬가지"라며 여러 분야에서 많은 이들이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환경의 날을 맞아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디자이너로서의 고민과 비전에 대해 나누어 보고자 했다.
이돈태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부사장) [사진=삼성전자] |
이 부사장은 디자이너들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크게 3가지로 제시했다. 지속가능한 개발 과정(Eco-process), 소비자 참여를 통한 공명(Resonance), 소비자의 실질적인 변화 경험이 그것이다.
첫 번째 '지속가능한 개발 과정'은 콘셉트를 기획하고 디자인부터 개발까지의 전 과정에 걸쳐 에너지와 소비의 효율을 고려한 친환경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최근 버려진 페트병을 갤럭시 S20+ 케이스로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Upcycling)' 사례를 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 특별한 '케이스' 개발을 위해 덴마크의 프리미엄 텍스타일(textile) 브랜드 크바드라트(kvadrat)와의 협업을 진행했다. 삼성전자와 크바드라트의 협업은 제품의 '아름다움'과 '신뢰성'을 모두 잃지 않기 위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가능한 개발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이 부사장은 "천연 소재(natural resins)를 매끄럽고 견고한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것은 기존 제품 디자인과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면서 "실제 사용 가능한 재활용 소재를 발굴하는 것부터, 삼성의 신뢰성 기준을 통과하도록 개발하고 협력하는 모든 과정이 지속가능한 디자인이었다"고 했다.
두 번째는 소비자의 참여를 통해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공명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최근 선보인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TV의 에코 패키지(Eco Package)는 제품 보호라는 패키지 본연의 기능은 유지한 채, 사용한 패키지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특히 간단한 작업만으로 패키지를 고양이 집이나 TV 테이블 등으로 재창조할 수 있는 DIY(Do-It-Yourself)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부사장은 "그냥 버려질 패키지를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환경 보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공감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은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소비자가 실질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공감을 통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은 스스로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삼성전자 'SmartThings Energy'는 사용자가 스마트폰 화면에서 가정 내 전기 사용량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물인터넷(IoT)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에서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사용량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전기 요금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시각화된 정보로 제공해 소비자들이 에너지 사용과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더 쉽게 체감하도록 고안됐다. 이러한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경험을 통해 환경친화적 인식을 높이고, 반복적인 친환경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환경 보호'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그 결과를 모두가 체감하기까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청정기를 구매하고 전염병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는 등 우리 일상에 와 닿는 변화를 경험하기 전까지, 환경은 누구에게나 멀고 어렵게 느껴지는 주제였다"고 했다.
이어 "폐기물 최소화, 재활용 가능한 소재 사용, 에너지 효율 극대화 등 디자인적으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지만, 환경은 당장 눈에 띄게 좋아지지 않는다"며 "또한 환경뿐 아니라 '아름다움'도 놓칠 수 없기에 디자이너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부사장은 "1500여 명의 삼성전자 디자이너들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각기 다른 역할로 협업하면서도 지속가능한 환경과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해 끊임없이 조사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96년 디자인을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선정한 이래, 사용자를 디자인 철학의 중심으로 삼았다. 이는 인류사회 공헌을 최종 목표로 하는 삼성의 경영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이 부사장은 "인류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그 어떤 행동이 의미가 있을까"라며 "삼성전자가 서울부터 샌프란시스코, 런던, 뉴델리, 베이징, 도쿄, 상파울루 등 세계 곳곳에 디자인 연구소를 세워 각 지역의 트렌드와 진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삼성전자는 '사용자 중심의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통해 윤리적 소비와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들과 공감하며 우리 인류가 '지속가능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