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하나하나 전사하던 기존 방식서 대면적 통전사 방식으로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의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마이크로LED는 낮은 수율과 높은 제조비용으로 판매·설치 가격이 수억원을 호가한다.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화소(픽셀) 하나하나를 전사했던 기존 방식 대신 대량으로 통전사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개발하면서, 마이크로LED의 생산 수율이 높아지고 공정과정도 단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NRF)은 홍영준 세종대 나노신소재공학과 교수와 홍석륜 세종대 물리천문학과 교수, 문 김(Moon Kim) 미국 텍사스대 댈러스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이 기판에서 쉽게 떼어내 자유롭게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질화갈륨 마이크로LED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리모트 에피택시 기술을 이용한 질화갈륨 마이크로LED 패널 제조의 공정도 [자료=한국연구재단, 홍영준 세종대 교수] 2020.06.04 nanana@newspim.com |
기존 마이크로LED는 LED에 유연성을 주기 위해 미세블레이드나 레이저로 박막 LED를 작게 가공한 후 유연한 기판에 배열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가로와 세로 각각의 길이가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화소 하나하나를 떼어내려면 화학적 식각이나 고에너지 레이저 조사 등을 통해 기판과의 화학적 결합을 깨트리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했다. 작은 응력에도 쉽게 깨져 구부리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유연성을 요구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큰 면적으로 제조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처럼 제조공정이 까다롭고 수율은 낮아 기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는 수억원대 가격에 판매된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공개한 146인치 마이크로LED 가격도 대당 40만 달러(한화 약 4억8700만원)에 달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박리·변형·재단이 가능한 마이크로LED의 발광 사진 [자료=한국연구재단, 홍영준 세종대 교수] 2020.06.04 nanana@newspim.com |
이에 연구팀은 그래핀으로 코팅된 단결정 사파이어 기판 1cmx1cm 위에 단결정 마이크로LED(10~30μm 크기) 수만개를 성장시켰다. 그래핀이 LED와 직접 결합하지 않기 때문에 기판으로부터 쉽게 박리할 수 있고 자를 수 있는 면광원을 제조한 것. LED 패널이 박막이 아닌 마이크로LED 배열로 제조됐기 때문에 굽히거나 접어도 깨지지 않는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개발된 LED 패널은 접착 테이프로 쉽게 떼어낼 수 있고, 떼어낸 패널을 구부러진 표면에 붙여 작동시킬 수도 있었다. 또한 LED 패널을 접거나 종이 구기듯 구겨도 전면적에서 청색 발광이 그대로 유지됐다.
한편 곡률반경이 1mm가 되도록 1000회 이상 반복적으로 구부려도 전기적 특성과 발광 성능이 그대로 유지됐다고 밝혔다. LED를 떼어낸 사파이어 기판은 재사용도 가능하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그래핀 코팅 기판을 이용해 박리 변형 재단이 가능한 마이크로LED 패널 제조기술을 개발한 연구진. 왼쪽부터 제1저자인 차장환 세종대 그래핀연구소 박사후연구원, 교신저자인 홍석륜 세종대 교수, 제1저자인 정준석 세종대 박사과정생, 교신저자인 홍영준 세종대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2020.06.04 nanana@newspim.com |
홍영준 세종대 교수는 "아직 연구 초기단계이지만 제조기술을 발전시켜 추후 LED를 위치조절해서 통전사가 가능해지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의 전사 수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관련 연구를 함께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해외우수연구기관유치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4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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