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큰손들 "여유자산 10% 달러로 분산"
DLS 사태로 달러 파생상품 매력 줄어
채권처럼 투자하는 달러연금보험 체크해야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코로나 19에 이어 미중 신냉전이 발발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상품을 찾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은행들은 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달러 분할매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목돈을 운용할 여유가 있는 고객에는 달러보험 등 상품을 추천했다.
3일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미중 갈등 심화로 외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분산투자를 위해서라도 은행 '큰손'들은 여유자금의 10% 정도를 외화로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달러 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달러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2일 달러/원 환율은 1225.4원에 마감했는데, 1200원 정도로 환율이 내려올 경우 다시 매수하겠다는 대기자들이 상당히 많다고 은행들은 전했다. 환차익은 비과세인데다, 최근 외환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달러 매매 만으로도 큰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이 많았다.
은행 관계자들 역시 환율 추이에 따른 달러 분할매수를 권유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자금시장영업부 연구위원은 "외환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목표가격을 정해놓고 가격대 마다 분할매수 하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가장 손쉬운 달러투자는 달러예금이지만, 사실상 이자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시중은행 외화 정기예금 금리는 0%대다. 미국 기준금리 하락으로 달러예금 금리를 좌우하는 리보(Libor)금리가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유치하던 외화 예금 특판상품도 줄었다. 위안화의 경우 달러보다 금리가 조금 높지만, 역시 0%대를 유지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달러 ELS, 달러 ELF 등 파생상품 가입도 여의치 않다. 한 은행 PB는 "최근 라임사태와 해외 DLS, DLF 상품 부실로 인해 은행에서 파생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기도 어려워졌다"며 "은행들이 외화 ELS 잔액 관리를 위해 판매를 중단한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여윳돈이 있는 경우 달러연금보험 투자도 고려해 볼 만 하다. 달러연금보험은 사실상 채권투자 상품으로, 보험사들이 외국(미국) 회사채에 투자해 5년, 10년씩 장기로 고정금리를 지급하는 게 일반적이다. 'ABL생명 보너스주는달러연금보험'의 이달 10년물 금리는 2.23%, 5년물 금리는 1.5%이고, 'AIA골든타임달러연금보험'의 10년물 금리는 1.98%, 5년물 금리는 1.5%이다. 다만 상품별로 최소 1만5000달러, 또는 3만달러 이상이 있어야 가입이 가능하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달러연금보험은 일반적인 채권투자와 마찬가지로 시장금리가 올라간 타이밍에 매입하면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연금보험 금리는 매달 2회 공시되는 만큼 상품을 제대로 체크해야 한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