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南 '반쪽짜리'로 진행…정부 주도 아닌 시민 참여형
5월말부터 6월15일까지…코로나로 일부 행사 취소될 수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행사가 결국 남한만 기념하는 '반쪽짜리'로 진행된다.
6·15 선언은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첫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채택됐다.
남북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공동행사를 개최해 왔지만 2009년 이후부터는 공동행사가 열리지 않고 있다.
2000년 6월15일 오후 김대중대통령 내외와 김정일국방위원장및 양측대표단이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대표단 환송 오찬에서 손에 손을 잡고 '우리의소원'을 합창하고 있는 모습.[사진=로이터 뉴스핌] 2019.06.11. |
◆ 정부 "남북경색·코로나19 감안 北에 공동행사 제의한 적 없어"
국내 민간단체가 지난 1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북측에 공동행사 개최를 제의했지만 현재까지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
정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속에서 북한에 공식적으로 행사 개최를 제안한 게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세 측면에서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와 전 세계적 팬데믹(감염병 세계유행)이 급속하게 된 게 올 연초"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런 객관적인 정세 부분을 감안할 때 공동개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제의를 하는 것인 맞는가라는 걸 감안했다"며 "제의한 바 없다"고 부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비공식적이라도 제안한 바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또한 "지난 2003년에도 '사스'(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 때문에 (남북 공동개최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남북이 같이 기념하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손을 잡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대국민 온라인 이벤트 '평화가 온다' 홍보 포스터 일부.[사진=통일부] |
◆ 정부, 南 '반쪽자리' 행사지만…'한반도 평화' 의미 부각하며 시민 참여형 행사 기획
남측만 기념하는 행사로 의미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있지만 정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부각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 주도의 일회성 기념행사가 아닌 전국 단위 시민 참여형 행사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행사는 5월 말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진행된다. 시민참여 콘셉트를 담은 ▲공감(평화챌린지) ▲희망(평화산책) ▲소통(시민과 함께하는 6.15 기념식) 프로그램이 시민들을 찾아간다.
먼저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는 '평화첼린지'는 6·15 남북공동선언과 평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대국민 온라인 이벤트다.
일반시민들이 평화를 주제로 한 노래, 춤, 연주, 그림 등을 촬영해 SNS에 공유하고 '한반도 평화 만들기'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이다.
특히 전체 참여자 중 주제의 적합성, 영상 완성도, SNS 호응도, 독창성 등을 심사해 총 10팀을 선발, 상금과 통일부장관상 수여 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인사와 연예인, 예술가, 유튜버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도 매일 오후 6시 15분에 홈페이지와 유튜부 등을 통해 동참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이벤트 공식 사이트(피스.com)와 통일부 대표 누리집과 SNS에서 확인 가능하다.
지난 3월 12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 임진각~남북출입사무소 걷는 '평화산책'…코로나19 상황 봐가며 결정
'평화산책'은 다음달 14일 시민들이 경기도 파주 접경지역인 임진각부터 남북출입사무소 일대를 걷는 프로그램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서울역 등에서 평화열차를 타고 행사장소인 임진강역까지 이동한다. 단 코로나19 상황을 봐가며 진행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6.15 기념식'도 코로나19 영향으로 현재 가안 만 만들어진 상황이며 세부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음달 15일 오후 통일부와 서울시, 경기도, 김대중평화센터와 공동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걸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6·15 특별방송'과 '국제포럼'도 진행된다.
다음달 13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KBS '불후의 명곡'에서는 '6.15 20주년과 평화'를 주제로 한 공연을 통해 공감‧감동 구현한다.
가수 알리와 세계최초 '태권돌' K타이거즈 제로, 국악인 송소희, 팝페라 가수 포레스텔라, 가수 하동균, 밴드 퍼플레인 등이 출연한다.
다음달 18일 오후 11시5분부터 MBC에서는 '전쟁을 넘어서 평화로'를 주제로 한 국제포럼이 방영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사회를 맡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등이 대담자로 참석한다.
이들은 ▲한국전쟁 70주년의 의미 및 종전과 평화의 중요성 ▲6.15선언의 의미 ▲북핵의 역사 및 해결노력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구상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안보 등을 논의 할 예정이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