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에서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사망자가 10만 명에 육박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올해 대선 구상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아니면 코로나19 사망자가 2백만 명에 달했을 것이라면서 강변하고 나섰지만 코로나19 사태 책임론에 발목이 잡히는 기류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이 넘을 것 같다면서도 "내가 조기에 적절하게 일을 처리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1백50만명에서 2백만명을 잃었을 것이다. 이는 우리가 잃게될 것보다 15배나 20배나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나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관문을 매우 일찍 닫았다"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해 희생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입국 조치를 서둘러 취했다는 점을 거듭 밝힌 뒤 '미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같이 지금 불평을 쏟아내는 정치인들은 당시 자신이 너무 빨리 움직인다고 비판했었다고 주장했다.
고글을 쓰고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 위치한 허니웰의 마스크 제조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CNN 방송은 이와 관련,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비판론을 피하기 위해 이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자임했지만 기대와 달리 미국인들의 지지는 그리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1일 미국 폭스뉴스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중 '누가 더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잘 할 것 같으냐"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란 답변은 37%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두달 동안 자택에 거의 칩거하며 별다른 코로나19 대응이나 발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46%의 응답을 얻었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검은 마스크를 쓰고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추모식에 참석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롱하며 공격했다.
그는 지난 25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사진을 올리고 "트럼프가 왜 공개적으로 마스크를 안 쓰고 싶어하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오늘의 바이든이다"라고 적은 폭스뉴스 정치평론가 브릿 흄의 트윗을 리트윗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밎선 '전시 대통령' 이미지 부각하며 11월 대선 낙승을 기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보다 독감이 더 무섭다' '살균제 주입' '말라리아제 극찬과 복용' 언급과 즉흥적인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끊임없는 논란과 비판을 자초해왔다. 미국 내 사망자 10만명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구상은 원상 회복이 어려울 만큼 궤도를 이탈해 버린 셈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