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박미리의 야금야금(金)] 언택트의 부작용 '착오송금'도 늘어나네

기사입력 : 2020년05월22일 08:00

최종수정 : 2020년06월05일 08:03

착오송금 매년 증가세…언택트 가속화에 '급증' 전망
대신 돈 찾아오는 '착오송금구제법' 추진했지만 불발
위성백 사장 "예금자보호 공공기관이 신속·저렴 해결"

[편집자] '야금(冶金)'은 돌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입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금융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지만, 첫단부터 끝단까지 주목받는 건 몸집이 큰 사안뿐입니다. 야금 기술자가 돌에서 금과 은을 추출하듯 뉴스의 홍수에 휩쓸려 잊혀질 수 있는 의미있는 사건·사고를 되짚어보는 [한국금융의 뒷얘기 야금야금] 코너를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최근 선보였습니다.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이후 개선된 건 있는지 등 한국금융의 다사다난한 뒷얘기를 격주 금요일 만나보세요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거래처에 보내야할 200만원을 실수로 다른 분께 보냈습니다. 그 분께도 갚을 돈이 100만원 있었는데, '그 동안의 이자라 생각하겠다' 면서 돈을 돌려주지 못하겠다 하네요. 받을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직장인 A씨는 최근 한 커뮤니티에 이 같은 고민을 올렸다. 계좌번호나 금액을 잘못 기입해 송금한 '착오송금' 사례였다. '착오송금' 문제는 인터넷 상에 꾸준히, 그리고 자주 올라오는 고민 중 하나다. 그만큼 일상에서 많이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 연평균 2100억원…절반만 반환

실제 국내에서 착오송금 사례는 해마다 늘었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노원갑)에 따르면 착오송금 반환 청구건수는 2015년 6만1278건에서 2018년 10만6262건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착오송금 금액도 1761억원에서 2392억원으로 36%나 늘었다. 하지만 이중 착오송금인에 돌아오는 돈은 절반 밖에 안됐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이 건수 기준, 금액 기준 모두 60%대의 높은 미반환율을 보였다.

착오송금액의 반환율이 낮은 것은 착오송금인의 권리 구제가 '수취인의 동의'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돼서다. "송금인이 은행에 '돈을 잘못 보냈다' 연락하면, 이후 수취인에 '돈이 잘못 송금됐는데 반환해달라' 전화해요. 만약에 수취인이 '돈 받을게 있었어요. 내 돈 맞아요!' 하면 더 이상 저희가 관여할 수 없어요. 은행에서 착오송금자 말만 믿고 무조건 지급정지를 걸 수는 없으니까요. 이걸 악용해 사기가 일어나기도 하거든요." (한 시중은행 관계자)

'반환 거절' 단계까지 가면 착오송금인에 주어지는 선택지는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합의나 소송 두 가지다. 그가 대화나 소송 중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수취인은 돈을 돌려줘야 한다.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해 이익을 얻고(부당이득), 이로 인해 타인에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해야 한다'고 명시해서다. 착오송금액도 부당이득이다. 하지만 대화나 소송 모두 시간이 많이 든다. 전체 착오송금의 51.6%가 30만원 이하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소송에 나서기도 어렵다.

금융당국의 정책은 그 동안 '예방'에 방점이 찍혔다. '자주 쓰는 계좌' 등록 서비스를 도입해 송금 절차를 개선하고, 지연 이제제도를 도입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도 착오송금 규모는 계속 늘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2년 전 다른 해결책을 내놨다. 예금보험공사가 착오송금자에 착오송금액(1000~5000만원으로 논의)의 80%를 먼저 지급해 채권을 매입한 후 수취인을 상대로 법적절차를 대신 진행하는 방안이다. 예보의 채권 매입 재원은 정부·금융사 출연으로 마련한다.  

◆ "개인의 실수를 왜 정부·금융사가 보전하나" 야당 반대

이 방안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민병두 무소속 의원이 발의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했다.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좋은 취지였던 만큼, 당국은 개정안 통과에 이견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보도 바로 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2018년 말 '착오송금구제 태스크포스(TF)'를 만들며 법 개정 이후를 생각했다. 그러나 "개인의 실수를 왜 정부·금융사가 보전하냐"는 야당의 반대가 극심했다. 지적을 받아들여 정부·금융사 출연없이 제도를 운영하는 방향(예보의 반환 안내 전화, 소송 진행시엔 수취인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돌려줌)으로 변경됐지만, 이들의 반대는 거둬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2018년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이 입법 완료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던 당국의 기세도 점차 꺾였다. 위성백 예보 사장은 작년 연말 기자간담회에서 "착오송금 구제의 본질은 '예금자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왜 우리가 손놓고 있느냐"라며 "소송없이 신속하게 저렴한 비용으로 공공기관인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고 읍소했다. 그러나 이달 29일 종료되는 20대 국회에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21대 국회에서 폐기 법안이 다시 발의될 수 있지만, 현실화되기까진 또다시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예보도 TF 인원을 줄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착오송금이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가 가속화하면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문제로 꼽히는 만큼, 당국도 해당 법안에 관심을 뒀던 의원들과 적극 접촉해 21대 국회에서 또다시 도전할 방침으로 전해진다. "(착오송금 구제) 도입 필요성이 있는 만큼, 잘 됐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잘 안돼서 가슴이 아프네요." 예보 관계자는 이같이 전했다. 

[Tip! 지연이체제도란?]

금융회사는 인터넷뱅킹, 스마트폰뱅킹을 통한 송금시 수취인 계좌에 일정시간 이후 입금되는 '지연이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송금시 지연이체서비스를 신청하면 최소 3시간(3~5시간 중 선택) 이후 수취인 계좌에 입금돼, 돈을 잘못 보낸 후에도 취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이체 취소는 자신이 정한 지연시간 직전 30분 전까지 가능하다. 지연시간을 3시간으로 설정했다면 이체 후 2시간30분까지 거래를 취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milpar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