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부가 오는 20일부터 고3 학생들의 등교수업을 당초 계획대로 진행키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어제 방송에 출연해 "입시 문제가 있는 고3 학생들은 예정대로 20일에 학교에 갈 것"이라며 "나머지 학생들도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예정대로 등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고3을 시작으로 고2, 중3, 초1~2, 유치원생들은 오는 27일 등교한다. 고1, 중2, 초3~4학년은 다음달 3일에 중1, 초5~6학년은 다음달 8일에 등교한다. 교육부는 등교수업에 대비해 학교별로 분반·격일 수업을 도입하고 책상을 시험 대형으로 배치하는 등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내용의 대책을 내놨다. 또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모든 학생과 교원이 진단검사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가 고3생들의 등교수업을 강행키로 한 것은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통제 수준에 있다는 확신과 함께 수능 등 학사 일정, 지역경제 회생 등을 감안해서다. 이태원 클럽발 감염은 진정세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17일 오후 5시 기준 이태원클럽발 감염 관련자 4만6000여명이 진단검사를 받았지만, 16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4차감염 사례는 서울구치소 20대 교도관과 노원구 10대 여고생 등 2명이며, 5차감염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역사회 감염 사례도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확진자가 다녀간 콜센터와 교회, 체육시설 등에서 새로운 감염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중이용시설에서도 이용자들이 위생수칙을 잘 지키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등교를 앞둔 학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백신·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등교 개학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실제로 '등교개학시기를 더 미루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8일 오전 9시 현재 22만6000명이 넘는 국민이 동참했다. 등교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44만여명에 달하는 고3생들이 일제히 교실에서 수업하게 된다. 학교는 오랜 시간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특성상 집단감염의 고위험 지역이다. 보다 철저한 방역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교직원과 학생의 실내 다중시설 이용 자제와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 준수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학교별 대책 만으로 충분한 지는 미지수다.
등교 개학은 우리 사회가 생활 방역을 통해 코로나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시험대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등교수업이 시작되면 온. 오프라인 수업을 혼용하고 시간차 급식, 쉬는 시간 학생 관리 등 관리해야 할 상황은 산적해 있다. 교육부는 학교와 교사들에게 상황별 대처를 맡길 게 아니라, 방역당국과 협의해 구체적인 절차와 세밀한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 최악의 경우 감염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학교 폐쇄 및 온라인 수업 재전환, 입시 일정 조정 등 학사일정에 대한 과감한 대응책도 필요하다. 초.중학생들의 등교수업에는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활동력은 왕성하지만, 자제력이 부족한 초.중학생들은 통제가 불가능할 수 있다. 고등학생들과는 다른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의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일상을 살아갈 각오를 하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 기간이 길게는 2년까지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는 말처럼 모든 것이 불투명한 포스트코로나 시대다. 유비무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