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공통 문제인 성 추문 불거질까 우려해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올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대선후보나 다름없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이 줄줄이 나오는 가운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만이 아직 지지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섣부른 지지선언은 두 사람의 공통적인 문제인 성추문이 수면 위로 부상시켜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자 미국 더힐(THE HILL) 등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명사들의 바이든 민주당 대선경선주자에 대한 지지 대열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빠졌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모두 민주당의 역량을 한 곳에 모으기 위해 공개지지에 나서고 있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만이 타이밍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민주당 일각에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바이든 지지 선언에 나서지 않는 것이 아무런 계산 없이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 클린턴 같이 영향력 큰 사람이 바이든을 지지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클린턴과 마찬가지로 바이든도 지난 1993년 자신의 스탭 중 한 사람으로 부터 성추행에 대한 소송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임 중 성추문으로 탄핵 위기까지 갔던 클린턴이 바이든이 극구 부인하고 있는 성추문을 더 이슈화 시키고 이는 공화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정치적 셈법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이 상원의원 시절 함께 일한 여성 타라 리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 당시 백악관에서 근무한 민주당 관계자는 "공화당에게는 신나는 일이고 클린턴은 여전히 공화당의 먹잇감이고 요즘에는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이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은 우연이 아니며 당분간은 지지 입장 표명을 연기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미투(Me Too) 운동의 영향으로 클린턴은 이번 대선에서 적극적인 역할 자체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전했다.
클린턴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드물고 지난 2018년 중간선거 때도 민주당을 위해 전면에 나서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클린턴 측은 그가 본선에선 바이든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측 대변인 앙헬 우레나는 "클린턴은 40년이 넘도록 당의 지명자들을 지지했으며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후안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 18일(현지시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개최된 한 모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2.19 007@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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