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뉴스핌] 이민 기자 =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보자'. 익숙한 이 문구를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불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지만 그만큼 큰 재난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항상 조심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소방서는 전 국민 화재예방 확산 프로젝트 불조심 강조의 달을 운영하고 있다. '불조심 강조의 달'은 지난 1948년에 처음 시작돼 올해로 72회째를 맞는 캠페인이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 건조한 봄철까지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자는 캠페인이다.
지난달 24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인금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축구장 1140개 크기의 소중한 산림 800ha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 화재로 300억 원대 재산피해가 발생한것으로 추산됐다.
이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진화헬기 32대, 진화장비 215대, 진화인력 3500명이 투입됐다. 겨우내 건조했던 산림이 한 번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온 셈이다.
이번 산불 현장을 뛰어다니며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을 다수 목격했다. 산불조심 기간 입산자의 화기 소지는 엄격히 금지된다. 심지어 산불 진화를 위해 달려간 진화대원들의 경우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
|
진화대원들이 안동 산불 현장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목격돼 눈총을 사고 있다. 2020.05.03 lm8008@newspim.com |
그러나 대규모 산불 발생 현장에서 보인 진화 대원들의 행태는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산불진화 현장에서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꺼내 피우고 있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번 산불진화에는 공무원, 경찰, 군인 등 수많은 인력이 동원됐다. 버젓이 경찰제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거나 공무원, 소방, 산림청 등을 알리는 옷을 입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물론 산불현장에서 이들 산림당국, 공무원, 경찰 등 진화인력들이 보인 헌신적 노력과 산불 확산방지를 위해 보인 사투는 칭송받아야 마땅하다. 이들의 자기희생적 노력이 화마의 피해를 줄일수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더구나 촌각을 다투는 산불과의 사투 현장에서 휴식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산불 발생 현장에서 공직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이와는 또 다른 아쉬움과 함께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안동 산불이 잠잠해지자 강원도 고성 산불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수십 년이 흘러도 아직 각종 화재 관련 계몽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안동과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화재예방을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고양시키고 소중한 산림자원을 지키는 큰 자산이 되기를 기대한다.
lm80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