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장 위축에 8K도 타격... 올해 예상 판매량 25만대 불과"
"4K보다 성장 더뎌...8K, 2023~2024년 돼야 100만 넘을 듯"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최상위 초고화질(UHD) TV인 8K TV 시장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체 TV 시장이 위축된 데다 도쿄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연기되면서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로 인해 '100만 돌파'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1~2년가량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8K TV 출하량이 100만대를 넘는 시점은 2023년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022년에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수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1년 뒤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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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8K TV 출하량 전망. 2020.04.21 sjh@newspim.com |
2022년 예상 출하량은 97만4000만대다. 100만대에 가까운 수치지만 문턱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 것이다. 2023년에는 71% 성장, 166만6000대의 출하량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25만대의 8K TV가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비슷하다.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옴디아는 8K TV 패널 출하량이 올해 80만대를 넘길 것으로 예측했으나 최근 이를 44만대 수준으로 줄였다. 내년에는 77만대, 2022년에는 139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 수치도 부정적으로 봤다. 코로나19 여파로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4K와 비교하면 8K 성장은 상당히 더디다. 지난 2011년 첫 등장한 4K TV는 2년 만에 100만대를 돌파(160만6000대)했다. 2014년에는 10배인 1168만대, 지난해에는 1억1910대가 팔렸다. 8년 만에 판매량 1억대라는 기록을 깬 것이다.
8K TV 시장 전망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밝지 않았다. 콘텐츠 부재와 높은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 성장 전망치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럼에도 올해 TV 업계 특수로 여겨지는 도쿄 올림픽, 유로2020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들이 열리면서 수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주요 스포츠 경기들이 내년으로 미뤄졌고 세계 곳곳에 있는 TV 생산 공장들이 셧다운 돼 생산에까지 차질을 빚었다. 이뿐 아니라 유통망이 폐쇄되고 소비 심리까지 위축, TV 산업이 전방위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특수를 기대하기는커녕 당장 전체 TV 시장이 3년만에 역성장 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프리미엄 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가 시장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왔지만 코로나19에 여파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2억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TV 시장의 돌파구로 8K TV를 키웠다. 첫 시작은 2017년 말 일본의 샤프였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8K TV 시장 점유율 85% 이상을 차지, 주도권을 쥐었다.
올해는 출시 모델 수를 지난해보다 2배 많은 총 9개로 늘리고 가격대를 다양화 하는 등 8K TV 대중화에 나설 계획이었다.
LG전자도 총 4종의 8K TV 출시를 기획했고 후발주자인 TCL, 하이센스, 창홍, 콩가 등 중국의 주요 TV 업체들도 8K TV 시장 공략을 준비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TV업체들이 프리미엄인 8K TV를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콘텐츠가 부족하고 가격대가 높아 기대치가 점차 낮아지는 분위기였다"며 "게다가 코로나19로 글로벌 TV 시장 전체가 위축되고 있어 대중화 시점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