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첫 구조조정 타깃은 '영플라자 청주점'...인력 구조조정 불가피
'구조조정 논란' 유니클로도 2곳 폐점..."구조조정 아냐" 일축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영플라자 청주점이 다음달 10일 폐점한다. 롯데쇼핑이 200개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밝힌 이후 백화점 차원에서 영업종료를 결정한 첫 점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백화점 매출이 급감하면서 점포 정리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롯데쇼핑의 '몸집 줄이기'는 유통 계열사 전체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유니클로가 최근 매장 2곳을 폐점하거나 할 예정이어서 최근 불거진 '인력 감축'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첫 폐점 대상은 '영플라자 청주점'
21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영플라자 청주점이 다음달 10일 문을 닫는다. 2007년 2월 문을 연 지 13년 만의 일이다. 청주점 폐점은 롯데쇼핑이 지난 2월 발표한 '200개 비효율 점포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뤄졌다. 롯데백화점이 구조조정 명목으로 폐점을 시도한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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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영플라자 청주점. [사진=롯데쇼핑] 2020.04.21 nrd8120@newspim.com |
영플라자 청주점은 실적이 부진해 수년째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2012년 주변 상권에 현대백화점과 롯데아울렛 청주점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급감했고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올 1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크게 줄었다.
롯데쇼핑은 청주점이 들어선 건물의 임차 기간(2027년까지)이 아직 7년 남아 있는 만큼 다른 사업자에 임대를 줘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청주점에 근무하는 롯데쇼핑의 정직원 10명은 인근 점포로 재배치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해당 점포에 근무하는 입주 업체와 파견 업체 직원 수는 120여명이다. 하지만 이들은 롯데쇼핑과 직접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인력 재배치 대상이 아니라고 롯데 측은 선을 그었다. 협력업체와 파견업체 등 담당 업체에서 인력 재배치를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당 건물에 유통업체가 들어오지 않은 한, 사실상 일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인력 감축은 아니"라며 "정직원은 인근 점포로 재배치하고 협력업체나 파견업체 직원은 롯데쇼핑과 직접 고용을 한 게 아니기 때문에 해당 본사에서 재배치 등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여파에 구조조정 빨라졌다
올들어 롯데쇼핑은 점포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올 하반기부터 점포 정리에 나설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과 달리, 올 상반기부터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정리 대상 점포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영플라자 청주점을 포함해 현재까지 29개 점포가 폐점되거나 영업종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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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nrd8120@newspim.com |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10일 올 연말까지 15개 매장의 문을 닫는다는 계획을 내놨다. 먼저 올 6월까지 VIC신영통점, 양주점, 천안아산점 등 3곳을 폐점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슈퍼와 롯데의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롭스'도 일부 매장 문을 닫았다. 슈퍼는 지난달까지 은평 진관점, 김포 통진점, 천안 두정점 등 현재까지 5곳을 폐점했고 롭스도 이달까지 부천 상동점, 판교 등 8곳을 정리할 예정이다.
당초 롯데쇼핑은 3~5년 사이에 200개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크게 타격을 받으면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롯데쇼핑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은 매우 부정적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의 1분기 연결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 6.5% 감소한 4조1567억원, 영업이익은 54.6% 감소한 9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 유니클로도 2개점 폐점...구조조정 수순?
이에 따라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은 그룹 내 전체 유통 계열사로 확산하고 있다. 유니클로도 점포 철수에 나선다. 지난 19일 대구 동성로중앙점을 폐점한 데 이어 롯데마트 수원 영통점에 입점해 있는 매장도 다음달 17일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최근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FRLkorea)는 구조조정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점포 문을 잇따라 닫는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에프알엘코리아는 롯데지주 49%,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5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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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지난 2월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유니클로 강변 테크노마트점 앞에 영업 종료를 알리는 간판이 설치돼 있다. 2020.02.21 dlsgur9757@newspim.com |
유니클로는 지난해 일었던 일본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19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1% 급감한 9749억원으로 1조원을 밑돌았다. 매출이 1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올해도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재택근무, 개학 연기 등 야외 활동이 크게 줄면서 패션 시장자체가 침체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니클로 뿐 아니라 패션업계 전반적으로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 측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뤄진 게 아니라고 일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구조조정과는 별개"라며 "폐점 이유는 다양하다. 계약 종료와 코로나 확산 등 외부 요인, 유통업계의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비즈니스 일환으로 폐점이 진행됐다. 올 상반기 중으로 신규 매장을 오픈하고 인력도 인근 매장으로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롯데하이마트도 전국 460개 매장 중 실적이 부진한 11개 점포를 접는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