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직접치료' 없는 요양병원 입원도 보상, 지급요건 완화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암보험 입원보험금(입원비) 문제로 분쟁을 겪고 있는 삼성생명이 관련 보험 지급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초 금융감독원의 지급 권고안을 받아들였다. 또 삼성생명은 그간 주치의 의견만 참고했지만 현재는 요양병원 의사의 소견도 반영했다. 지급요건을 대폭 완화한 것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지난해 3월~12월 암보험 입원비 지급 수용률은 100%로 개선됐다. 세부적으로 전부수용 75.4%, 일부수용 24.6%, 불수용 0%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1월~19년2월 수용률은 78.5%(전부수용 41.8%, 일부수용 36.7%, 불수용 21.5%)에 그쳤다.
수용률이란 분쟁 민원으로 금감원이 지급을 재검토하라는 권고를 보험사가 받아들인 비율을 뜻한다. 수용률이 높아졌다는 건 입원비 지급요건을 대폭 완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삼성생명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보험금 수용률 2020.04.10 0I087094891@newspim.com |
금감원은 지난해 암보험과 관련 다음 3가지 조건에 포함되면 요양병원 입원 환자도 입원비 지급을 권고했다. ▲말기 암 환자 ▲종합병원 항암치료 병행 환자 ▲암 수술 직후 환자 등이다. 삼성생명은 금감원의 이 같은 권고를 지난해 3월부터 받아들였다.
암 직접치료가 아닌 후유합병증 치료목적의 요양병원 입원도 '선택입원군' 이외 환자는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기간에는 입원비를 전부 지급한다. 이전에는 암 직접치료 기간에만 입원비를 인정했다.
요양병원은 치료목적·돌봄목적 환자 모두 입원이 가능하다. 돌봄목적 환자까지 입원비를 지급하면 보험금 누수가 발생, 향후 암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이에 일부 본인부담금을 내고 입원하는 선택입원군 환자만 암보험 입원비 지급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선택입원군 환자라고해도 의료계가 인정하는 CTCAE(美국립암연구소 입원필요 판단 기준, 1~5등급으로 구분) 3등급 이상의 항암치료 부작용이 확인되면 입원비를 보상한다. 즉 일부 돌봄목적 환자도 CTCAE 3등급 이상이면 입원비를 지급하는 것.
그동안 발생한 암보험 입원비 관련 민원은 요양병원 입원을 '암 직접치료'로 볼지 여부였다. 삼성생명은 꼭 직접치료가 없다고 해도 직접치료와 준하는 치료를 받았다면 입원비를 지급하는 쪽으로 물러선 것이다.
삼성생명 등 보험사들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암보험 약관에 '직접 치료'를 해야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약관에 반영했다. 이를 근거로 요양병원에 입원한 암보험 가입자의 입원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대법원(2016다230164판결)이 암환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했을 경우라도 직접치료를 동반했을 경우 보험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 판결했다. 이 소식을 접한 암 환자들의 민원이 급증했다. 일부 암환자의 경우 삼성생명 본사 고객센터를 불법적으로 점유해 장기농성까지 벌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지난해 초까지 '암 직접치료'를 동반한 요양병원 입원만 입원비를 지급한다는 원칙"이었다면서 "수용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일부 직접치료를 동반하지 않은 요양병원 입원환자도 입원비를 지급하는 쪽으로 물러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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