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19· 20대 총선서 민주당에 압승...보수 표밭으로 인식돼
21대 총선서는 보수 분열에 표 갈려…민주당 4석 이상 얻을 수도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미래통합당이 압승을 거듭했던 강원도 민심이 출렁이고 있다. 보수 분열로 진영 내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호재를 노려볼 기회를 잡았다. 전체 국회의원 8석이 걸린 강원에서 통합당이 최대 4석 이상을 민주당에 내줄 가능성도 점쳐진다.
◆ 보수 분열에 민주당 호재…8곳 중 5곳 '엎치락뒤치락'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보수진영의 표밭으로 분류됐다. 통합당은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9대 0으로 민주당을 눌렀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역시 6대 1로 압도적인 표몰이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21대 총선을 앞두고 강원도는 대구·경북(TK)·부산·울산·경남(PK)과 함께 안정적인 통합당의 강세 지역으로 꼽혔다.
변수는 보수 분열이다. 보수 아성으로 꼽히는 강릉 지역의 경우 통합당 출신 인사의 3파전이 되면서 표가 흩어질 가능성이 크다.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권성동 의원, 최명희 전 강릉시장 등 세 후보는 모두 통합당 출신이다.
'강릉의 아들'을 자처하는 홍 후보, 역대 선거에서 늘 50%가 넘는 득표율을 가져갔던 권 후보, 3선 강릉시장 출신인 최 후보 모두 강릉과 뿌리 깊은 인연을 강조하고 있는데다 무시할 수 없는 전력 탓에 판세를 가늠하기 한층 어려워졌다.
제21대 총선 강원 주요 격전지 |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갈리는 보수표를 뚫고 승기를 잡을 기회를 노리고 있다. 김 후보는 권 후보, 최 후보, 홍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기도 했다. 지난달 28, 29일 강원일보와 KBS, 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가 실시한 1차 여론조사(18세 이상 503명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응답률 23.2%)에서는 김 후보가 0.2%p 차로 1위에 올랐다. 권 후보와 최 후보, 홍 후보의 지지율을 더하면 과반을 넘어선다. 김 후보의 어부지리 격 당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민주당 경합우세 지역은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이 꼽힌다. 박원순 시장 비서실장 출신인 허영 민주당 후보와 3선을 노리는 김진태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은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경합우세로 접전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달 28, 29일 강원일보와 KBS, 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가 실시한 1차 여론조사(만 18세 이상 503명 대상 전화면접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응답률 23%) 때 허 후보는 44.2%, 김 후보는 37.3%로 6.9%p 차로 허 후보가 앞섰다. 다만 오차범위 이내인 만큼 보수층이 결집 여부에 따라 당선자의 얼굴이 달라질 수 있다.
이광재 민주당 후보는 원주갑에서 박정하 통합당 후보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안정적으로 앞서고 있다. 지난 6, 7일 강원일보와 KBS, MBC, G1 등이 코리아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만 18세 이상 510명 대상 전화 면접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응답률 25.5%)에서 이 후보는 44.4%로 박 후보(31.6%)를 12.8%p 차이로 앞섰다. 이 후보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박 후보를 눌렀다.
송기헌 민주당 후보와 이강후 통합당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는 원주을도 민주당 우세지역이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송 후보는 53.3%로 이 후보(31.4%)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송 후보는 강원 내 선거구 중 유일하게 여론조사에서 과반을 넘어선 후보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강원 원주갑에서 맞붙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정하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0.04.09 clean@newspim.com |
◆ 지역 경제 발전 위한 성장전략 맞대결…양당 지원 유세도
여론조사 결과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는 지역구는 춘천·철원·화천·양구을, 강릉, 동해·태백·삼척·정선, 속초·인제·고성·양양, 홍천·횡성·영월·평창 등 모두 5곳이다. 접전 양상인 이곳들의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경제 공약을 내놓고 있다.
춘천·철원·화천·양구을은 다른 두 전문가의 맞대결 양상이다. 정만호 민주당 후보는 '경제'를, 한기호 통합당 후보는 '안보'를 내걸었다. 김동완 민주당 후보와 이철규 미래통합당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동해·태백·삼척·정선은 공약 중심에 '정선'이 섰다. 김 후보는 국회의원으로 삼척과 동해의 발전을 이끈 자신감을 정선에 접목하겠다는 점을, 이 후보는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 연장, 가리왕산 정선알파인경기장의 합리적인 복원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다른 접전 지역인 속초·인제·고성·양양에서는 이동기 민주당 후보와 이양수 통합당 후보의 성장전략 싸움으로 요약된다. 이동기 후보는 '국제 관광자유지대 조성'을, 이양수 후보는 '설악권 동반성장 마스터 플랜'을 제시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목말라하는 지역 주민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국회의원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이동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양수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0.04.09 clean@newspim.com |
홍천·횡성·영월·평창은 검사장과 지방경찰청장 출신의 이른바 '검경 대전'이 치러지는 곳이다. 원경환 민주당 후보는 홍천-횡성-영월-평창 지역의 소멸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유상범 통합당 후보는 홍천에서 횡성, 홍천에서 춘천을 각각 남과 붓으로 잇는 '내륙순환 철도 건설'을 대표 공약으로 각각 꼽았다.
판세가 접전 양상이 되면서 지역구 수성과 탈환을 둔 양당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변화의 기류를 감지한 통합당은 강원 지역 유세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7일 춘천·철원·화천·양구갑 김진태 후보, 춘천·철원·화천·양구을 한기호 후보, 원주갑 박정하 후보, 원주을 이강후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같은 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고흥·보성·장흥·강진 김승남 후보 지원 유세를 함께 했다. 앞서 유승민 통합당 의원도 지난 6일 원주갑 캠프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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