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성 부여되는 옵션행사가격 평가는 행사일 기준이어야"
美 회계감독위원회 고발 후속 조치…"엄중한 수사 촉구"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교보생명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회계평가업무 기준 위반으로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고발한 이후 국내에서 뒤따른 조치다.
교보생명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지우를 통해, 공인회계사법 제15조, 제22조 등의 위반 혐의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9일 밝혔다.
교뵤생명에 따르면, 일반적인 기업 가치평가와는 달리, 법원에 의해 강제성이 부여될 수 있는 옵션 행사가격에 대한 평가는 행사일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안진회계법인은 이러한 기본 원칙을 위배해 재무적 투자자(FI)의 풋옵션 행사시점이 2018년 10월 23일임에도, 같은 해 6월 기준 직전 1년의 피어그룹 주가를 사용했다. 이에 대해 법률대리인은 행사가격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평가기준일을 앞당겼을 소지가 있다고 봤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광화문 교보생명 [사진=교보생명] 2020.04.09 tack@newspim.com |
공인회계사법 제15조(공정∙성실의무 등) 제3항, 제22조(명의대여 등 금지) 제3항 등에 따라, 공인회계사는 직무를 행할 때,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고, 고의로 진실을 감추거나 허위 보고를 하면 안 된다. 또한, 의뢰인이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부당한 금전상의 이득을 얻도록 이에 가담 또는 상담해서는 안 된다. 같은 법 제53조(벌칙)에는 제15조, 제22조 등을 위반 혐의에 대한 처벌 규정이 명시돼있다.
교보생명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일부 FI의 의뢰로 기업 가치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공인회계사법, 공인회계사회 윤리기준 등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풋옵션 공정시장가치(FMV)의 평가기준일을 고의로 유리하게 선정하여 적용하고, 일반적인 회계원칙에 적절하지 않은 평가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 핵심 고발사유다. 법률대리인은 결국 이 배경에는 일방적으로 의뢰인의 주문에 부합하기 위한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지우는 고발장을 통해 "안진회계법인이 산정한 FMV는 의뢰인이 부당한 이득을 얻게 하도록 가담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산정할 수 없는 금액"이라며 "공인회계사법 위반을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엄중한 수사를 촉구했다.
교보생명은 앞서 지난달에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미국 회계감독위원회에 고발했다. FMV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평가업무 기준을 위반했고, 이것이 주주 간 분쟁 장기화의 단초가 되며 회사에 유무형적 피해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사안의 본질에서 벗어나 주주 간 분쟁이 경영권 문제로까지 연결되면서 회사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가중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고객, 투자자, 임직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회사의 평판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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