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COVID-19)에 항체를 갖춘 인구를 파악하기 위해 혈청검사를 시작했다.
혈청검사를 통해 코로나19 회복 여부를 판단해 정상적 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는 인구를 파악함과 동시에 보건당국이 찾아내지 못한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 사회 정상화와 2차 확산 방지를 동시에 꾀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뉴욕시를 비롯해 시애틀, 샌프란시스코만,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미니애폴리스 등 6개 대도시권에서 대대적 혈청검사가 시작됐다.
연구실에서 배양한 코로나19 바이러스(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입자들(적자색 둥근 물체)가 세포막 위에 등장한 투과 전자현미경 사진.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코로나19(COVID-19) 감염증을 유발한다. 사진의 바이러스는 미국 환자에서 분리해낸 것이다. [사진=NIAID-RML] 2020.03.31 herra79@newspim.com |
우선 코로나19 면역력이 확인된 의료 종사자는 치료 일선으로 돌아갈 수 있고, 기업은 근무지 우선 복귀자를 판단할 수 있으며,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다른 확진자를 지근거리에서 보살피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했다. 정부는 외출금지명령 해제 시기와 학교 개학 시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하지만 혈청검사 결과만을 믿고 경제활동을 완전히 재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항체 형성만으로 재감염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신뢰할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수백만명의 인구를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양산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또한 코로나19가 전염병으로 확산된 것이 고작 몇 개월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항체가 형성돼야 면역력을 갖췄다 할 수 있는지도 아직 물음표로 남아있다.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아직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사람과 면역을 갖춘 사람을 구분해내는 생물학적 마커가 없다. 항체가 형성됐더라도 얼마나 많은 항체가 있어야 코로나19에 면역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는 의미다.
단지 코로나19 초기 연구에서 대부분의 감염자가 증상을 나타낸 지 1~2주 후에 항체를 형성하기 시작했다는 사실만 밝혀졌을 뿐이다.
이러한 항체가 장기적으로 지속될지 여부도 의문이다. 다만 지난 2003~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완치자를 장기적으로 추적한 결과 항체가 2년 간 지속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항체 반응이 사람마다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혈청검사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실제로 항체가 없는 사람이 항체가 있다고 나올 수도 있고 코로나19가 아닌 감기 등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잘못 판독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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