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포탈·다스 계열사 등 자금 횡령 혐의
권 씨 측 "MB 먼지털기식 수사로 혐의 강요"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검찰이 수십억 원대 횡령·탈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 처남 부인 권영미(63) 씨에 대해 2심에서도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오석준 부장판사)는 8일 오전 10시 40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 등 혐의로 기소된 권 씨의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1.08 pangbin@newspim.com |
이날 재판은 권 씨의 2심 첫 재판이지만 양측 모두 추가로 제출할 자료가 없어 곧바로 결심공판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원심 구형과 동일한 형을 선고해주길 바란다"며 권 씨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이어 "피고인은 횡령죄가 인정돼 원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변제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며 "1심은 2009년 조세 포탈 혐의를 무죄로 봤지만 금강은 가산세나 형사적 벌금 등으로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이에 대해 전혀 배상할 생각이 없는 듯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며 "반성이 없는 피고인에 대해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반성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야말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먼지털기식 수사 과정에서 관련된 모든 사람을 엮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원래 유복했던 피고인 남편 쪽의 재산을 '이 전 대통령의 재산이다', '차명이다'라고 강요하며 수사했다"며 "원하는 답이 아니면 말해도 듣지 않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남편이 죽고 김재정의 거래 일을 그대로 갖고 갈 수밖에 없었다"며 "먹고살기 위해 감사와 대표이사로 일하며 남편의 역할을 대신한 것이지 돈을 빼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권 씨는 최후진술에서 "홍은프레닝은 A/S를 전제로 하는 회사라 일이 많지 않고 직원들 급여와 회삿돈을 잘 관리하는 게 주 업무라고 판단해 집으로 서류를 가져와 일했다"며 "금강에서도 사장과 재무 담당 이사가 몇 번씩만 회사로 와서 일하면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죽고 제가 더 열심히 일하며 매일 출근했다면 업무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사회에도 기여했을 텐데 그 부분에 대해 죄의식을 느낀다"고 "그때 열심히 했다면 검찰의 무서운 형벌을 안 받았을 것으로 생각하며 반성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 씨는 금강과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자회사 홍은프레닝에서 회사 자금 6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회사의 법인세 7억1000만원을 탈루한 혐의도 있다.
권 씨는 금강과 홍은프레닝에서 각각 감사와 대표이사로 이름만 올린 뒤 허위 급여를 받고 회사 법인카드를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인 금강도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권 씨는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고(故) 김재정 씨의 부인이다. 금강의 최대주주로도 알려졌다.
1심은 권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벌금 80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주식회사 금강은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권 씨의 다음 재판은 5월 15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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