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는 배럴당 42달러 정도의 유가 적당"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유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감산 합의' 기대감으로 국제유가가 이틀째 '폭등세'를 보였다. 이로써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번주 5거래일 동안 31.7%나 급등하며 주간 기준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1.9%(3.02달러) 뛰어오른 28.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2일)에도 WTI는 역대급인 24.67% 폭등한 바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 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4.40%(4.31달러) 폭등한 34.25달러에 거래 중이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1000만 배럴' 감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모스크바 로이터=뉴스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시간) 신년연설을 하고 있다.2018.01.01. |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주요 석유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는 OPEC+의 틀 내에서 파트너들과 합의를 이루고 미국과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산유량을 줄이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잠정적인 평가에 따르면 하루 약 1000만 배럴 안팎의 감산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배럴당 42달러 정도의 유가가 적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1000만 배럴은 전세계 하루 원유 소비량(1억 배럴)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날 간담회는 오는 6일로 예정된 OPEC+의 장관급 화상회의를 앞두고 열렸다.
그간 유가는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와 그에 따른 사우디와 러시아 간 '감산 합의' 실패 이후 이어진 '유가 전쟁' 등으로 폭락세를 이어왔다. 러시아는 높은 유가가 채산성 낮은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추가 감산에 반대해왔다.
다만, 사우디는 경고한 대로 전날(1일)부터 산유량을 하루 1200만배럴 이상으로 끌어올린 반면, 그간 사우디에 맞서 증산을 예고해온 러시아는 산유량을 끌어올릴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물러서는 제스처를 취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 러시아 사이에 적극 개입한 것은 최근 국제유가 폭락으로 미국내 셰일석유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를 맞은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원유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OPEC+의 감산 합의 결렬로 산유국들이 증산 경쟁에 돌입한 것이 유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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