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북미국, 대미협상국으로 대체 여부는 불분명"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통일부는 31일 '미국과 대화하지 않고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북한 외무성의 전날 담화에 대해 상호 존중·신뢰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담화 의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정부는 북미가 상호 신뢰와 존중의 자세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조속히 협상을 재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정부도 필요하다면 외교적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청사 내부 [사진=뉴스핌 DB] |
전날 북한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 국장은 담화문을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최근 '대북제재 지속' 발언을 문제시 하며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상실했다"고 했다.
대미협상 국장은 또한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며 "미국은 때 없이 주절거리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건드리면 다친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담화 수위가 높아졌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서는 "수위상의 미세한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큰 주제는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대미협상 국장이 실명을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서는 "(북한은) 과거에도 직함은 공개하며 실명을 밝히지 않은 사례가 왕왕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언급한 '우리의 길'에 대해서는 "단어 하나만 가지고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에서 대미협상 국장이라는 직책은 이번에 처음 공개된 것이다. 이에 기존 북한 외무성 내 '북미국'이 '대미협상국'으로 대체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대미협상국장 직을 공식 매체를 통해 처음 접했다"며 "신설된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기존 직재와의 관계 등은 시간을 가지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기존 북미국과 별도의 직인지 아니면 북미국이 대체되는 자리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철수 북한 외무성 북미 국장이 해임된 정황'에 대한 질문에 "(북한 매체에서) 조철수 국장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며 시간을 가지고 분석해 보겠다는 기존 답변을 되풀이 했다.
한편 통일부는 다음달 10일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대의원 등록을 당일날 하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사전(2~3일전)에 와서 등록하던 걸 당일 날로 바꾸는 등 관련 일정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앞두고 북한의 특이 동향에 대해서는 "따로 말할 게 없다"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