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3.5%↓·소비 6%↓…2011년 2월 이후 최악
서비스업 생산 3.5%↓…집계 이후 최대폭 하락
통계청 "코로나19 영향, 3~4월에 더 반영될 것"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4개월만에 동반 하락했다. 생산과 소비는 9년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떨어졌다. 3월에는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하면서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0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 2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3.5% 줄었다. 생산은 지난해 10월(0.1%)부터 올 1월까지 4개월 연속 증가했으나 지난달에는 구제역이 극심했던 2011년 2월(-3.7%) 이후 9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등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3.8%, 서비스업생산도 3.5% 줄었다. 광공업은 부품수급 애로로 자동차 생산이 27.8% 줄면서 2008년 12월 금융위기(-10.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서비스업은 숙박·음식업(-18.1%)과 운수·창고업(-9.1%)을 중심으로 2000년 지수작성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
광공업 생산이 크게 줄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2009년 3월 금융위기(69.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70.7%를 기록했다. 평균 가동률은 작년 12월 전월대비 2.1%p 증가한 후 2개월 연속 증가했으나 지난달 4.9%p 하락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산업동향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며 "감염예방을 위한 소비패턴 변화 때문에 서비스생산이 특히 줄었다"고 말했다.
2020년 2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2020.03.31 onjunge02@newspim.com |
소비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6%% 감소하면서 지난 1월(-3.1%)에 이어 2개월 연속 줄었다. 소비는 작년 10월(0.7%)부터 12월(0.6%)까지 증가하다가 지난 1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역대 수치와 비교하면 지난 2011년 2월(-7%) 이후 9년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세부적으로는 의복 등 준내구재(-17.7%) 판매 크게 줄었고 승용차 등 내구재(-7.5%), 화장품 등 비내구재(-0.6%)도 줄었다. 특히 자동차는 생산 감소와 더불어 3월에 실시되는 개별소비세 인하의 영향으로 2월 소비가 22.3% 줄었다.
2월 설비투자는 전월에 비해 4.8% 감소했으며 건설기성은 같은 기간 3.4% 줄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15.4%)와 컴퓨터 사무용기계 등 기계류(-0.1%) 투자가 모두 하락했고, 건설기성은 건축공사 실적(-5.2%)이 전월대비 줄었다.
현재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7포인트(p) 하락했으며 미래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선행지수가 보합 수준을 나타냈지만 향후 경기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안 심의관은 "선행 순환변동치는 보합이지만 구성지표들이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는 "2월 산업동향은 우리나라 내부의 감염예방을 위한 소비패턴 변화가 반영됐지만 3월에는 팬데믹(대유행)이 선언됐고 전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내부·외부 영향이 모두 반영될 것"이라며 "3월 경기심리지수가 이미 발표됐는데 굉장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일부 국제기구에서는 아예 선행지표를 발표하지 않기도 했다. 일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8일 1월 선행지수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이례적으로 발표시점을 4월로 연기했다. 선행지수가 경제동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해극복 지원을 위해 1~3단계 대책 외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긴급재난지원금 등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발표된 특단의 대책들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추가 대책도 지속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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