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기업 8곳 중 7곳 공모가 밑돌아
레몬만 유일하게 공모가 대비 26.67%↑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이 연일 급락하는 가운데, 올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 새로 입성한 기업들로는 레몬과 서울바이오시스, 서남, 제이앤티씨, 위세아이텍, 플레이디,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엔피디 등 총 8곳이다. 이들 가운데 레몬을 제외한 모든 기업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2020년 신규 상장기업 현황. 2020.03.19 saewkim91@newspim.com |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은 56.79포인트(11.71%) 내린 428.35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지수가 전 종가보다 8% 넘게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자 1단계 서킷브레이커(매매 거래 일시 중단)가 발동됐다. 매매가 재개된 이후에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시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이에 나노소재 전문기업 레몬을 제외한 7개 새내기주들도 큰 폭으로 하락하며 공모가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거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가 대비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인 기업은 통신·방송 장비 제조업체 엔피디로 나타났다. 엔피디는 공모가 대비 이날 종가까지의 수익률이 -54.63%로 집계됐다. KT그룹 디지털 광고대행사 플레이디도 당초 공모가를 희망밴드 범위(6800원~7700원)를 초과한 8500원으로 확정 지으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날 공모가 보다 52.35% 내려앉았다.
항공기 부품 제조사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 머신러닝(기계학습)·빅데이터 전문기업 위세아이텍이 각각 52.2%, 51.75% 하락했으며, 휴대폰 부품 생산업체 제이앤티씨도 -50%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 외에도 고온 초전도 선재 생산기업인 서남(-49.68%)과 LED 칩 연구개발 및 제조 전문 기업 서울바이오시스(-18.27%)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마스크 테마주로 분류된 레몬이 유일하게 공모가 보다 26.67%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시 전반이 휘청일 경우 갓 상장한 새내기 기업들은 시장에 안착한지 오래된 기업들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적 지속성 등을 둘러싼 시장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신규상장주들의 수익률은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상장 후 5~10년 동안 안정적인 실적과 재무재표를 보유해온 기업들과 상황이 다르다는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새내기주의 하락폭이 큰 요인으로 코로나19라는 암초 외에도 공모가가 고평가 됐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 연구원은 "2~3년 전까지 만해도 상장 후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굉장히 좋은 편이었다"며 "그러나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후 공모주에 투자하는 자금들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주 물량을 배정받으려고 하면서 이전보다 공모가가 높게 책정되는 사례들이 증가했다"며 "공모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주가 퍼포먼스도 전보다 약해졌다"고 부연했다.
한편 새내기주들의 부진에 이어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루는 기업들도 속출하며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건축구조 기술기업인 센코어테크는 지난 5일 IPO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엘에스이브이코리아(LS EV코리아)도 상장을 포기했다. LS EV 코리아는 지난 13일 신고서를 통해 "최근 주식시장 급락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와의 협의를 통해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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