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후계구도 영향…4세 경영, 유력 후계자
영업익, 매년 감소세 부담…작년 8797억원 그쳐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GS칼텍스가 매년 실적이 큰폭으로 하락하며 고난의 행군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 역시 코로나19 확산과 끝 모를 유가 폭락으로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이 때문에 GS그룹의 4세 선두주자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취임 2년차인 올해는 허세홍표 혁신을 구체화해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허 사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 오른 셈이다.
◆ 취임 1년 차, 영업이익 28.7% 감소…그룹 실적에도 영향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8.7% 감소한 8797억원에 그쳤다. 매출액은 33조2615억원으로 8.5%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4526억원으로 35.7% 감소했다.
최근 3년 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감소세는 더욱 가파르다. 2017년 2조16억원에서 2018년 1조2342억원, 지난해에 879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실적 중 정유부문 영업이익 26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7.2% 급감했고 그 결과 전체 영업이익도 크게 낮아졌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중국에서 신규 정유설비를 상업 가동하며 정제마진이 폭락한 결과다.
GS칼텍스는 GS그룹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GS칼텍스 영업이익의 변동에 따라 그룹의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GS칼텍스 영업이익이 급감한 지난해 GS그룹의 지주사인 (주)GS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8.06% 감소한 2조316억원에 그쳤다.
재계 관계자는 "GS칼텍스가 외부 환경에 따라 변동이 큰 정유사업의 비중을 낮추고 신사업을 추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허세홍표 혁신, 탈정유·신사업 추진…전기·수소 충전 주유소 출시
허 사장은 GS칼텍스 취임 이후 디지털 혁신과 미래 운송수단 환승 거점(모빌리티 허브) 등의 사업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은 GS그룹 차원에서도 집중하고 있다.
먼저 급격하게 증가하는 국내 전기차의 충전 시장 선점을 위해 새로운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LG전자와 손잡고 초고속 멀티 충전기와 차량 데이터를 활용한 이상유무를 진단하고 수리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너지 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 사업을 추진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서울 신사동에 이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에너지 모빌리티 융복합스테이션 이미지 [사진=GS칼텍스] 2020.03.18 yunyun@newspim.com |
상반기에는 휘발유, 경유, LPG, 전기, 수소 등 모든 연료 공급이 가능한 '토탈 에너지 스테이션'도 선보인다.
주유소와 LPG충전소가 함께 있는 서울 강동구 지역의 유휴 부지에 100kw급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옆 부지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했다. 수소충전소는 수소차를 개발하는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구축했다.
GS칼텍스는 "모빌리티 변화에 맞춰 전기·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차 쉐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주유소가 모빌리티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조7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남 여수에 짓고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은 내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미스터 오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장남…4세 경영권 경쟁 선두
재계에서는 허 사장이 GS칼텍스의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뤄낸다면 향후 GS가(家) 4세 경영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허 사장은 故허만정 창업주 손자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으로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서홍 GS에너지 전무와 함께 차기 후계자로 거론된다.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이자 GS그룹의 4세 장손이다. 허서홍 GS에너지 전무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고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GS그룹은 장자승계, 형제경영 등 다른 그룹 처럼 승계원칙이 없다. 오너 가족회의에서 경영 성과를 토대로 차기 회장을 선출해 오고 있다.
허 사장은 4세 중 최연장자로 가장 먼저 대표이사직(GS글로벌)을 맡은데 이어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 사장도 꿰찼다.
지난해 허 사장의 GS칼텍스 사장에 취임 당시 재계에서는 종합상사인 GS글로벌을 맡아 보여준 성과를 인정받아 발탁된 것이라고 봤다.
오랜 기간 경영난을 겪던 GS글로벌이 허 사장을 만나 단 1년 만에 사업구조 다각화를 통한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 2017년 허 사장 취임 첫해에 영업이익을 전년 보다 32%(480억원) 늘고, 매출도 33% 증가한 3조3873억원을 기록했다.
그 배경에는 에너지 부문에서의 풍부한 경험이 꼽힌다. '미스터 오일'로 불리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으로 2007년 GS칼텍스에 입사해 싱가포르법인장, 여수공장 생산기획 공장장,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치며 현장 경험을 익혔다.
재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정기 주총에서 3세인 허태수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4세 세대 교체에 속도 조절이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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