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대규모 상하수도 기반시설 없이 정수장을 설치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개발도상국의 식수 문제에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될 전망이다.
17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서쪽 반텐주(州)에 위치한 현지 기숙학교에 마을단위의 최신 정수처리 기술을 적용한 '건물형(직결형) 정수처리시설'을 완공하고 이 기술을 국제사회의 물문제 해법의 본보기로 제시할 계획이다.
이달 초 완공한 '건물형 정수처리시설'은 이 학교 총 기숙 인원 6500명이 마실 수 있는 하루 500㎥의 깨끗한 물을 음수대로 제공한다. 그간 학생들은 병에 든 생수 등을 개별적으로 구입해 마시고 있었다.
건물형 정수처리시설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다. 미세입자 제거를 위한 막여과, 오존을 활용한 산화 처리, 활성탄 흡착과 같은 정수과정을 일렬로 배치한 후 물을 압력으로 한꺼번에 통과시켜 처리한다.
이에 따라 물을 담아두기 위한 저류조나 수로 등이 필요치 않아 기존 정수장 대비 절반의 면적으로 조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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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인도네시아 건물형(직결형) 정수처리시설 모습 [사진=환경부] 이동훈 기자 = 2020.03.17 donglee@newspim.com |
이같은 형태의 소규모 정수처리설비는 미래도시와 개발도상국의 물문제 해결에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적 해결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도시외곽의 대규모 정수장에서 상수도관을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도시인근에서 취수한 물을 정수 후 바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수도관 노후화로 인한 수돗물 불신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상수도 기반시설 없이도 외곽에 따로 떨어진 마을이나 독립된 시설 단위에도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어 개도국의 물공급 문제에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그간 이번에 조성한 '건물형 정수처리시설'을 포함해 한 마을 단위에 깨끗한 물을 공급 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정수처리시설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개발도상국 등을 대상으로 설치 사업을 실시해왔다.
앞으로 환경부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을 포함한 국내 물산업 분야 기업이 생산한 부품과 기술을 집약해 한국 물산업의 해외진출을 견인할 대표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번 시설의 실증 데이터와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단지인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에 직결형 정수처리 기술을 적용한 빌딩형 '스마트 정수장'을 2021년 내 구축키로 했다. 아울러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은 "마을단위 정수장이 상수도 기반시설 위주의 물공급이라는 기존 체계의 전환을 비롯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물산업 해외진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나아가 국제연합(유엔)의 지속가능목표(물과 위생 안전) 달성을 위한 효과적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