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증시 동반 폭락...코스피도 한때 1600대로 밀려
코로나 전세계 확산·외국인 투매 지속 등 시계 '제로'
전문가들 "17~18일 FOMC 추가 유동성 공급 주목"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지난주 최악의 부진으로 1700선까지 밀린 코스피가 새로운 한주를 맞이한다. 외국인 투매가 진행 중인 가운데 순매수를 이어가는 개인과 지수방어에 나선 연기금이 지수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2.89포인트 내린 1771.44에, 코스닥은 39.49포인트 내린 524.00으로 장을 마무리했다. 2020.03.13 pangbin@newspim.com |
지난 9일 2000선 붕괴와 함께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주중 내내 폭락장이 이어졌다. 10일 하루에만 소폭 반등했을 뿐 11일부터 13일까지 190포인트 이상 빠졌다. 13일 장중에는 1700선이 무너지는 등 '패닉셀(Sell)' 현상까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시장의 공포가 최고조에 달한 데는 코로나19 판데믹(대유행)에서 파생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실물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급속도로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 수준까지 하락해 금융위기(0.8배) 수준을 밑도는 등 증시 바닥을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해진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수요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신용 리스크, 세계보건기구(WHO)의 판데믹 선언에 따른 공급 리스크까지 확대되며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스트레지스트(Strategist)도 "극도의 공포심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코로나19 공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공급망, 밸류체인 붕괴에 이어 수요 충격 시나리오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모두 폭락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수 급락의 주범인 외국인 투매는 시간이 갈소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 누적 순매도 규모는 5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매도에 나선 2월 마지막주 이후 누적 순매도액 또한 10조원에 달한다.
지난주 뉴욕증시가 33년만에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주 역시 섣불리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각국 중앙은행이 잇따라 부양정책을 제시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에 확산된 부정적 기류가 쉽게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주 국내증시는 1750선 하방지지를 시험하는 중립 이하의 주가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극한의 공포가 이성적 판단을 가로막고 기록적인 주가 속락 흐름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정책공조 및 대응 수위에 시장에 이목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오는 17일과 18일 이틀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개최된다.
지난 3일(현지시간) 연준은 긴급 FOMC를 소집해 연방기금금리를 종전 1.50~1.75%에서 1.00~1.25%로 인하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주가 급락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심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인하에도 뉴욕증시는 대규모 조정을 겪었고 지난 12일에는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가 9% 이상 폭락하는 '검은 목요일'이 전개돼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때문에 이번 정기 회의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유승민 삼성증권 수석 스트레지스트(Strategist)는 "통화당국은 시장에 정책금리 인화와 유동성 공급을 통해 금융 리스크 확산을 방지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이 기다리는 대규모 재정확대 정책 발표가 늦어질수록 주식가격 등 금융변수들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관련 지표 변화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이슈로 꼽힌다. 한국의 경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율이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유럽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본격적인 확산 추세로 접어든 상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뛰어넘는 강력한 재정정책이 나와야 지금의 혼란이 어느 정도 수습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개발이 한창인 치료제가 성과로 이어지는 등 코로나바이러스 진정 여부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mkim04@newspim.com